'곱버스' 하차한 개미, 반등 추격은 금물

국내 증시 하락 베팅 ETF에 기관·외인 몰려
"코스피 2400선 이하 매도 실익 없어"
채권·금·현금성 자산 등 방어적 자산배분 필요

지난달까지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 포지션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쇼크로 폭락했던 국내 증시가 한숨 돌린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중장기적 자산 방어에 신경 쓸 것을 권고하고 있다.


9일 코스콤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전날까지 일주일 동안 'KODEX 200선물인버스2X'을 2165억원어치 내다 팔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연초 대비 순매수 규모가 3500억원에 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이 내던진 물량은 기관(2063억원)과 외국인(180억원)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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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곱버스(곱하기 인버스)'로 불리는 이 ETF(상장지수펀드)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의 변동 폭으로 쫓는 상품이다. 지수가 하락하면 이익, 상승하면 손해를 보는 구조다. 개미들은 해당 ETF를 팔고 KODEX 레버리지 ETF를 5000억원가량 사들이는 등 코스피 상승 베팅에 나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400선 이하는 매도 실익은 없고, 적극적인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한 구간"이라며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인터넷, 제약·바이오는 지금부터 단기 등락을 활용한 비중을 확대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라고 짚었다. 코스피가 역사적인 저평가 구간에 접어들고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단기 쇼크는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무리한 추격 매수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S&P500지수가 약세 국면에 접어든 이후 자산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주식보다는 채권이나 현금성 자산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확인된다"며 "단기적인 수익 창출 기회를 일부 포기하더라도 중장기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역시 급락 장세에 유효한 자산 배분 상품으로 거론된다. 앞서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지난 2일 온스당 3201달러라는 역사적 고점을 경신했으나, 연이틀 이어진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직면한 투자자들의 차익 시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조정을 받은 상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 가격 하락은 경기 침체 공포 속 단기 현금 수요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라며 "이는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말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은 중장기적 관점으로는 물론 최근 엔화와 더불어 단기 시장 리스크 헤지 목적으로도 보유 가치가 증가하고 있다"며 "엔화의 경우 미국 증시가 더 흔들린다면 안전자산으로서 강세가 더 심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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