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거침없이, 강물을 망설임없이"
기아 의 첫 픽업트럭 타스만이 베일을 벗었습니다. "레저용 차량(RV)의 명가인 기아의 노하우를 쏟아부어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타스만을 지난달 31일 강원 인제군에서 만났습니다. 박달고치 정상을 오르는 임도 코스를 비롯해 언덕, 도하 등 다양한 주행 조건을 만든 오프로드 코스와 일반도로 코스를 달리면서 다각적으로 체험해 봤습니다.
타스만은 기아 RV 라인업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쏘렌토와 스포티지부터 셀토스, 니로, 카니발에 이르는 RV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픽업트럭은 전무했죠. 기아는 최근 늘고 있는 아웃도어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서 마침내 타스만을 탄생시켰습니다.
"픽업트럭이지만 지금까지의 픽업트럭은 아니다"는 이혜영 기아 국내 마케팅 상무의 표현대로, 타스만은 정통 픽업트럭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여러 불편함을 개선한 것이 특징입니다. 오프로드나 도심 주행에서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가족들과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여러 가지 편의사항을 더한 차였습니다.
외관을 보는 순간 터프함과 강인함이 느껴집니다. 전면부에 각진 '타이거 페이스'와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강한 인상을 주고, 바퀴 주변을 감싸는 검은 펜더에는 아웃도어용품을 넣을 수 있는 '사이드 스토리지'가 눈길을 끕니다.
타스만은 '보디 온 프레임'이라는 구조를 적용, 최대 700㎏의 적재 중량과 3500㎏의 견인 성능을 갖췄습니다. 보디 온 프레임은 사다리 모양의 강철 프레임에 파워트레인과 차체를 얹는 방식으로, 일반 승용차 대비 무거운 하중을 더욱 잘 버틸 수 있어 뛰어난 적재 능력과 높은 내구성, 뛰어난 험로 주행 성능을 구현하게 해줍니다. 거친 산길을 달리고 바위나 언덕으로 이뤄진 오프로드 코스에서도 흔들림이나 진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3월 말 강원 지역 폭설 영향으로 산길은 진흙길이었지만, 단 1대의 시승 차량도 바퀴가 빠지지 않았는데요. 타스만은 사륜구동(4WD) 시스템 기반의 엔진 구동력을 앞·뒤 구동축에 전달하는 '2속 ATC'를 적용해 다양한 주행 상황에 최적화된 구동 모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는 상황에 따라 뒷바퀴에만 구동력을 전달해 연비 주행이 가능한 '2H', 앞뒤에 구동력을 균등하게 배분해 험로 주행을 도와주는 '4H', 저단 기어를 체결해 험난한 지형의 주행을 돕는 '4L', 주행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구동력을 전달하는 '4A' 등을 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또 샌드, 머드, 스노 등 노면 상황에 따라 터레인 모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프로드 주행 특화 엑스프로 모델에는 ▲후륜 차동기어를 잠글 수 있는 '전자식 차동기어 잠금장치(e-LD)' ▲산악 지형에 특화된 터레인 모드 '락' ▲안정적인 오프로드 주행을 돕는 '엑스트렉' 모드 등을 더했습니다.
엑스트렉 모드는 일종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인데요. 차를 시속 1~10㎞ 내외로 움직여 줍니다. 가속이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약 30도 경사의 언덕을 오르고 내릴 수 있었습니다. 운전자는 운전대 작동에만 집중하면 돼, 초보자도 쉽게 오프로드를 주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능입니다.
바퀴가 물에 잠기는 상황에서도 타스만은 안전하게 주행이 가능했는데요. 공기흡입구를 측면 펜더 내부 상단 950㎜ 높이에 만들고 흡입구 방향도 차량 진행 방향과 반대로 배치해 도하 시 흡기구를 통해 엔진으로 물이 유입되는 상황을 방지했습니다. 약 80㎝ 깊이의 물을 시속 7㎞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고 하니 만에 하나 장마철에 도로가 물에 잠겨도 걱정이 없겠네요.
도로주행에서는 픽업트럭임에도 엔진이나 외부 소음을 차단해 정숙한 주행이 가능했습니다. 전방 유리와 1열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하고 흡차음재도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또 환기 통로를 최적으로 설계해 도로 소음 유입을 줄였고, 실 스트립으로 승객실과 적재 공간 사이에서 발생하는 바람 소리도 낮췄다고 합니다.
차량 내부에는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부 노면을 보여주는 '그라운드 뷰 모니터'나 엔진과 변속기 오일, 냉각수 온도와 차량의 구동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오프로드 페이지' 등이 극한의 상황에서 운전을 도와줍니다.
2열 시트에 동급 최초로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해서 박달고치를 오르는 길에 뒷자리에 앉아봤지만 크게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하만카돈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나 작은 작업대로 변하는 폴딩 콘솔 테이블 등 편의사양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다만 트럭이라는 데서 오는 딱딱한 승차감과 차고가 높다 보니 흔들거림이 크다는 게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로 출시할 계획이 없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가격은 기본 모델 ▲다이내믹 3750만원 ▲어드벤처 4110만원 ▲익스트림 4490만원이며, 특화 모델인 ▲엑스프로는 5240만원입니다.
타스만은 지난 2월13일부터 계약을 시작했는데 한달 보름 만에 4000대 계약을 넘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픽업트럭이 1만4000대 팔렸다는 점을 비교할 때 타스만이 새로운 픽업트럭 트렌드를 만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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