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지구 3.8억개 팔렸다…해외 입맛 홀린 K-아이스크림

美·동남아 이어 유럽까지 점령
아이스크림 수출액 사상 최대
메로나, 국내 수출액의 30% 차지

국내 빙과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K-푸드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동남아·유럽 등에서 한국 아이스크림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다. 빙과 업계는 현지 생산 라인을 확대하고, 유통 채널을 강화하며 공격적인 해외 사업 전략을 펴고있다.


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9841만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6891만달러로 14% 증가했지만, 수출 증가 폭이 더 커 무역수지는 2949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무역수지 흑자는 2022년 2211만달러에서 33%나 늘었다. 수출량은 1개당 75g 기준으로 약 3억8000만 개에 달한다.

빙그레 '메로나' 수출제품(왼쪽), 인도서 판매 중인 롯데웰푸드의 '월드콘' [사진=빙그레, 롯데웰푸드 제공]

빙그레 '메로나' 수출제품(왼쪽), 인도서 판매 중인 롯데웰푸드의 '월드콘' [사진=빙그레, 롯데웰푸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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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대상 국가는 60개국에 이르며, 최대 수출국은 미국(3072만달러)이다. 필리핀(1144만달러), 캐나다(744만달러), 중국(666만달러), 베트남(619만달러), 러시아(5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미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업계는 아이스크림 수출 확대 배경으로 전 세계적인 폭염에 따른 빙과류 수요 증가와 K-컬쳐 확산에 따른 제품 선호도 상승, 그리고 현지화 전략을 통한 제품 다양화 등을 꼽는다. 삼정KPMG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아이스크림 시장규모는 1034억달러 규모일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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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는 국내 아이스크림 수출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빙그레는 국내 전체 아이스크림 수출액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대표 브랜드 '메로나'가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볼 때 '메로나'는 국내 전체 아이스크림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빙그레는 '메로나'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메로나는 미국 코스트코 전 매장에 입점해 있으며, 한국산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빙그레 미국 법인 매출은 804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

1995년 메로나를 보고 미국 현지 교민 사업가가 하와이에 거주하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메로나의 첫 수출이었다. 201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2017년부터는 미국 내에서 현지 생산도 시작했다. 현지 시장 취향에 맞춰 망고·딸기·코코넛·타로 등 다양한 맛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퍼먹는 홈 사이즈 제품도 출시했다.


빙그레는 비건 소비층을 겨냥한 '식물성 메로나'로 유럽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2023년부터 네덜란드·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에 수출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상반기 유럽 매출은 전년의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오세아니아·인도·서남아시아 등으로 수출국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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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 도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1993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특히 2017년 인수한 인도 빙과법인 하브모어의 매출은 1729억원에 달했다. 푸네 신공장은 지난달 가동을 시작했으며, 성수기 공급 능력 향상으로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 9개 라인을 운영 중인 푸네 공장은 2028년까지 16개 라인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의 수출액은 264억원이며, 주요 수출국은 미국, 중국, 필리핀, 대만 등이다. 수출 주력 제품은 티코, 죠크박, 설레임, 빵빠레, 찰떡아이스 등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제로(ZERO)' 브랜드를 중심으로 헬스&웰니스 콘셉트 제품 수출을 강화할 계획이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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