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백신 부문 최고 책임자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HHS) 장관과 갈등 끝에 강제 퇴출당했다.
28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피터 마크스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소장이 HHS 당국자로부터 사임하지 않으면 해고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마크스 소장은 2012년 FDA에 합류했으며, 2016년부터 CBER 소장으로 백신 및 바이오 의약품 관리 업무를 맡았다. 또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백신의 빠른 개발과 승인 절차를 담당해 규제를 간소화하고 정부 지원 자금을 모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마크스 소장의 사임 배경엔 백신 음모론자인 케네디 장관과의 갈등이 있다. 마크스 소장은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을 취했지만, 케네디 장관은 오래전부터 백신 안전성과 효과를 불신해 온 극도의 백신 회의론자다.
마크스 소장은 사임 서한에서 "(케네디 장관은) 진실과 투명성을 바라지 않으며, 자신의 허위 정보와 거짓말에 대한 복종만을 원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내 희망은 앞으로 몇 년 내에 미국 공중보건에 악영향을 미친 과학적 진실에 대한 이와 같은 전례 없는 공격이 종식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서한은 사라 브레너 FDA 국장 대행에게 제출됐다.
한편 미 보건부는 직원 1만명 감축과 일부 부서 폐쇄 등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 중이다. 또 백신 계약 일시 중단을 비롯해 백신 접종 일정과 권장 백신을 결정하는 위원회 인사를 교체할 준비도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케네디 장관은 과거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등 백신 관련 음모론을 주장한 데 이어 최근에는 텍사스·뉴멕시코 지역에서 발생한 홍역 때문에도 또 한 번 물의를 빚었다. 그는 유행 초기엔 "별일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가 사태가 악화한 후에야 이를 우선 대응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백신 접종은 개인의 선택 문제"라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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