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무역수장 "美, EU 전체에 약 20% 관세 부과 예상"

미국 대표단 만난 뒤 이 같이 예상
美, 내달 2일 상호 관세 발표 예고
어떤 관세 적용할 지 아직 결정 안 해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EU에 부과할 관세율을 약 20%로 예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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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초비치 위원은 전날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동한 후 유럽 당국자들에게 미국이 EU 27개 회원국 모두에 이같이 관세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U에 대한 예외나 면제가 있을 것이란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그는 미국 측에 20%의 관세는 EU에 큰 타격(devastating)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값싼 중국산 수입품으로부터 시장을 지키고 산업화를 다시 추진하는데 공동의 이익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엑스(X 전 트위터)에 "EU의 우선순위는 부당한 관세가 아닌 공정하고 균형 잡힌 거래다. 우리는 양측 모두 산업적 강점이라는 목표를 공유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미국 측은 셰프초비치 위원에게 관세 부과에 대한 확고한 태도를 보였으며, 미국의 무역정책에 대한 불만을 끊임없이 제기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미국을 속이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미국산 상품을 충분히 사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2일을 '해방의 날'이라고 칭하며 미국의 낮은 무역 장벽을 이용하는 교역 상대국들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EU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주에 추가 관세를 확정할 경우 두 번째 보복 관세를 준비하고 있다. EU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내달 1일과 13일 두 단계에 걸쳐 총 260억 유로(약 41조원)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보복 관세를 붙이겠다고 예고했다.


1단계 조치는 버번위스키 등 80억 유로(약 12조원)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최고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EU 주류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반격하자 EU는 1단계 시행을 연기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관리들이 4월 2일에 어떤 관세를 적용할지, 그리고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어떤 법적 수단을 사용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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