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돼 있던 중국의 달러 표시 회사채 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합뉴스는 18일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중국 기업들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약 130억 달러(약 18조8천760억원) 규모의 달러 표시 회사채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작년 동기 대비 두 배 수준으로, 2022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앞서 중국 회사채는 금융사나 지방 정부와 연계된 기업들이 주로 발행했다. 이번엔 부동산 관련 기업 등 수년간 회사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기업들도 성공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회사채 시장 부활은 기술 기업들의 AI 관련 분야 경쟁이 치열해지고 당국의 부동산 채무 불이행을 막기 위한 조치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매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면서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처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해석했다.
DBS 은행의 웨이 량 창 전략가는 "아시아 국가 달러 표시 채권의 희소성과 미국의 정책 리스크를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반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회사채가 앞으로 발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 표시 중국 회사채와 미국 회사채 간의 금리차(스프레드)도 많이 줄었다. 블룸버그 집계 결과 최근 2029년 만기 텐센트 홀딩스의 회사채 금리 스프레드는 5년 만에 가장 작았다.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의 평균 스프레드도 7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
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대부분 채무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부 기업은 신규 회사채 발행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 베이징 캐피탈그룹은 2021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 표시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 회사는 부동산 관련 분야 매출 비중이 한때 40% 정도였다. 회사채는 4억 5000만 달러어치 발행했는데, 예약 주문이 10배 많게 몰려 예상치보다 발행 금리가 60bp(1bp=0.01%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 중국의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게리 응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 투자자의 복귀 없이는 투자 심리가 진정으로 개선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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