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압박에…혼다, 도요타 美공장 배터리 쓴다

"새로운 공급망 구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에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가 배터리를 도요타자동차 미국 공장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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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혼다는 오는 4월 이후 하이브리드차(HEV) 배터리를 도요타의 미국 내 공장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혼다는 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를 목표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도요타 공장에서 연간 40만대분의 배터리를 구매할 방침이다.


혼다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총 142만대의 차량을 판매했으며, 이 중 하이브리드차는 30만8000대였다. 기존에는 일본과 중국 업체에서 공급받은 배터리를 미국으로 수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 일본에도 상호 관세 적용을 예고하면서 공급망 조정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도요타는 약 14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할 노스캐롤라이나 배터리 공장에 이르면 다음 달부터 배터리를 출하할 계획이다. 혼다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도요타는 투자 부담을 일부 완화하게 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닛케이는 "트럼프 정권의 관세 리스크가 경영 전략을 흔들었다"며 "일본 자동차 업계가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혼다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25%가 부과되면 연간 7000억엔(약 6조8000억원) 규모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캐나다, 멕시코 생산 일부를 미국으로 옮기고 미국 관련 공급망을 재구축해 영향을 줄이려 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는 일본의 대미(對美) 수출에서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지난해 일본의 대미 수출액은 21조2951억엔(약 207조원)이었고 이 중 자동차 수출액은 6조261억엔(약 59조원)으로 전체의 28.3%를 차지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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