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만료 전에 달려온 빅테크…사피엔반도체, AR 글래스로 본격 성장

올해 들어 주가 44.7% 상승
美 빅테크 계약규모 2배로 확대 요청
AR 글라스 핵심 기술로 매년 2배 성장 기대

스마트 글라스가 앞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세계적인 IT 업체들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스마트 글라스 핵심 부품 업체인 사피엔반도체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메타와 구글 등이 스마트 글라스를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하면 사피엔반도체 매출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피엔반도체 주가는 올해 들어 44.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9.6% 오른 것을 고려해도 시장 대비 수익률은 35.1%포인트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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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반도체는 디스플레이 구동 시스템반도체(DDIC)를 설계하는 팹리스다. 지난해 매출액 80억원, 영업손실 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49% 늘었고 손실 규모는 줄었다.


유진투자증권은 사피엔반도체가 올해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하고 매출액도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액 추정치를 올해 188억원, 2026년 428억원, 2027년 1088억원, 2028년 2905억원으로 제시했다. 매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사피엔반도체는 지난해 8월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 디스플레이구동칩 공동개발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48억원이고 계약기간은 올해 10월31일까지였다. 지난 14일 미국 빅테크의 요청으로 계약 규모를 95억원으로 늘리고 계약 기간도 내년 5월27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7년 3세대 증강현실(AR) 기기가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사피엔반도체 부품이 시제품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말 세계적인 빅테크의 3세대 AR기기용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R 글라스를 비롯해 스마트 글라스는 야외에서도 사용하기 때문에 시인성이 중요하다. 마이크로 LED를 이용해 디스플레이 화소를 구현하는 기술을 적용하려는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빅테크 업체가 서둘러 기존 계약을 확대하면서 사피엔반도체 기술을 확보하려는 이유다. 사피엔반도체는 메모리를 내장한 디지털 방식 픽셀 회로(MIP)를 기반으로 경쟁사 대비 최대 75% 소비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 경쟁사 대비 30%포인트 이상 양산 수율을 확보한 데다 최대 50% 원가를 절감하는 등 경쟁력을 확보했다.


스마트 글라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가 지난해 9월 AR 글라스인 '오라이언(Orion)'을 공개한 이후 관련업계는 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할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AR 글라스 제품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구글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 글라스를 선보였고 삼성전자도 갤럭시 AI를 활용한 스마트 글라스를 준비하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6년부터 AR 글라스의 본격적인 양산과 함께 사피엔반도체의 폭발적인 외형 성장을 기대한다"며 "손익분기점(BEP)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팹리스 업체 특성상 매출 성장에 따라 이익 증가도 동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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