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 여파로 대기업 상당수가 사외이사 연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 기준 상위 10곳 중 7곳에서 감축이 있었다. 여전히 1위는 삼성전자였지만, 사상 처음으로 2억원을 넘겼던 2023년과 비교하면 10%가량 줄어들면서 다시 1억원대로 내려앉았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시가총액 500대 상장회사 중 지난 7일까지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공시한 기업 247곳의 사외이사 평균 급여를 조사한 결과, 이런 경향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삼성전자 사외이사 평균 급여는 1억833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2023년(2억316만원) 대비 9.8% 적다. 평균 급여는 보수총액을 연평균 인원으로 나눠 계산했다.
2년 연속 2위를 지킨 SK텔레콤의 경우 1억5677만원으로 전년 대비 7.0% 줄었다. SK하이닉스(1억5367만원), SK㈜(1억5200만원), SK스퀘어(1억4600만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1억2175만원), 삼성물산(1억1400만원) 등도 평균 급여가 줄었다. 반면 포스코홀딩스(1억3121만원), 현대차(1억2014만원), SK바이오사이언스(1억1298만원) 등은 평균 급여가 올랐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지난해 사외이사 평균 급여가 1억원을 넘는 곳은 29곳으로, 전년(20곳) 대비 9곳 늘었다. '1억 클럽' 29곳 중 26곳은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계열사였다. 삼성은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증권·삼성중공업·삼성SDI·삼성생명 등 13곳이 포함됐고, SK그룹은 SK텔레콤·SK하이닉스·SK㈜·SK스퀘어 등 9곳이 '1억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현대차·현대모비스)과 LG그룹(LG전자·㈜LG)은 각각 2곳이 포함됐다. 중견기업 중에서는 반도체 장비 업체인 테스(1억600만원)가 유일하게 평균 급여 1억원을 넘겼다.
2023년과 비교해 사외이사 평균 급여가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SK이노베이션이다. 지난해 평균 1억711만원으로, 36.2% 감소했다. 이어 SKC(3475만원↓), 삼성물산(3220만원↓), 코오롱티슈진(2500만원↓), 삼성전자(1983만원↓), 크래프톤(1894만원↓) 등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사외이사 1인 평균 급여가 가장 많았던 업종은 자동차·부품(8659만원)이다. 지주(8170만원), 금융(7724만원), 조선·기계·설비(7657만원), 유통(7543만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공기업은 사외이사 평균 급여가 272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조사 대상 247곳 중 지난해 사외이사 평균 급여를 늘린 곳은 130곳, 줄인 기업은 68곳으로 집계됐다. 평균 급여를 1000만원 이상 올린 기업은 29곳, 1000만원 이상 내린 기업은 15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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