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단식투쟁 나선 김경수 "윤석열 2차 내란지휘…즉각 파면해야"

"석방 이후 국민 분열·갈등 증폭"
"심우정, 즉시항고 포기 수사해야"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지금 윤 대통령이 취하고 있는 것은 관저정치가 아니라, 2차 내란을 지휘하고 있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김 전 지사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고궁박물관 앞 농성장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 "내란의 수괴로서, 내란의 우두머리로서 지지층을 선동하고 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를 관저로 부르는 등 결코 탄핵당한 대통령 모습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기준 단식 사흘째다. 초췌한 모습을 온전히 감출 수는 없었지만, '탄핵'을 언급할 때면 두 눈에 힘을 줬다. 김 전 지사는 "윤 대통령 석방으로 인해 국민 분열과 갈등의 골이 한층 더 증폭하고 있는 상황이 됐다"며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헌법재판소 탄핵 판결이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 즉각 파면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윤 대통령 구속 취소와 관련, 심우정 검찰총장의 내란공범 의혹 세 가지를 제기했다. 그는 우선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여전히 불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차장은 그동안 비화폰 수사를 막아온 인물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동우 기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동우 기자

김 전 지사는 또 "이번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사건의 빌미가 된 주범이 검찰총장 회의 소집과 기소 시간 지연에 있다"며 "빌미를 제공해 놓고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이 나오자 당연히 즉시 항고를 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즉시 항고를 포기하면서 실제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특별수사본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심 총장이 무리하게 윤 대통령을 석방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과거 위헌 결정을 내린 건 구속 집행 정지에 대한 즉시 항고지, 구속 취소에 대한 즉시 항고가 아니다"라며 "검찰이 2015년 구속 취소에 대한 즉시 항고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김 전 지사는 "저로서는 이 정도 개연성이면 아무 의도 없이, 아무 연관 없이 (윤 대통령을 석방) 한 것은 어려운 게 아닌가 생각한다. 심 검찰총장 의혹에 대해 반드시 철저한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구속 취소가 본안 재판에 앞서 절차적 시비를 털고 가자는 재판부의 뜻이 담겼다는 일부 법조계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 김 전 지사는 "그건 핑계라고 본다. (구속 취소에 대해) 즉시 항고하고 이에 대한 판단을 받아보면 되는 것인데, 핑계고 변명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일각에서 탄핵 정국 장기화에 따른 헌재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소요가 더 극심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래서 탄핵 결정이 더 빨리 나와야 한다. (탄핵 심판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국민들은 분노하고, 불안하고, 두려움이 커지는 등 정서적으로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길게 끌고 갈수록 대한민국이 위태로워진다"고 우려했다.


김 전 지사는 또 탄핵 심판 기각 가능성에 대해 "만일 기각됐을 때 그 이후의 대한민국이 어떠한 모습이 될지 조금이라도 상상한다면, 헌법재판관들 역시 반드시 탄핵을 인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년 전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와 관련 '당내 일부와 (검찰이) 짜고 한 짓'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이미 다 구문이고,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이전의 이야기로 윤 대통령 석방 이후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며 "지금은 탄핵 이외 다른 이야기를 할 여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단식현장 방문에 대해선 "무엇보다 건강을 조심하라고 격려해 주셨다"고 했다.


끝으로 김 전 지사는 "국민들이 지금 너무 힘들고 어렵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겪는 이 갈등이 조속한 시일 내 결론이 나서, 갈등을 풀어갈 수 있는 방향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전 지사는 12일 이재명 대표,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곳 경복궁역 민주당 농성장에서 '국난극복을 위한 시국간담회'를 진행한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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