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든 회사든 기관장 비서 출신이 조직 내에서 잘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시나 25개 자치구도 사정이 다르지는 않다.
오세훈 시장이 10년 만에 컴백한 첫날 시청 1층 앞에서 마중한 사람이 정상훈 현 기조실장이다. 정 실장은 오 시장 수행 비서 출신이다. 정 실장은 오 시장 비서실장과 행정국장, 복지실장을 거쳐 지난달 기획조정실장에 발탁됐다. 업무 능력,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정 실장과 지방고시 3회 동기로 절친인 이동률 행정국장도 대변인을 거쳐 장수 행정국장을 맡고 있다. 오 시장 비서 출신으로는 박진영 미래한강본부장과 구종원 관광체육국장, 곽종빈 비서실장이 있다. 이들 모두 행정고시 출신이다.
박진영 본부장은 올 초 서초구 부구청장으로 추천받았으나 오 시장이 보내지 않고 중요한 미래한강본부장으로 발령낼 정도로 신임이 크다.
구종원 관광체육국장은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후 행정고시에 합격해 교통정책과장 교통기획관 평생교육국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아왔다. 특히 평생교육국장 재임 시절 ‘서울런’을 안착시켜 어려운 가정의 청년들에게 신분 상승의 계단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곽종빈 비서실장은 서울시립대 출신으로 무상급식 문제로 사퇴한 오 시장의 마지막 수행비서 출신이다.
서울시 자치구에서도 비서 출신들이 승승장구한 사례는 많다. 과거 강남구청장 최장수 수행비서 출신인 이동호 전 국장은 강남구의회 운영위원장으로 변신했다.
서초구 손용준 일자리경제과장, 성동구 조인동 기획예산과장, 금천구 김명훈 소년청소년과장, 도봉구 민창식 홍보정책과장, 동대문구 박상진 ·김영신 과장 등도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
이처럼 서울시나 자치구에서 비서 출신들이 잘 나가는 이유는 시장이나 구청장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면서 업무 능력은 물론 정무적 감각까지 배운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비서 출신들은 기본적으로 성실한데다 업무 능력 또한 탁월하기 때문에 중용된 듯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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