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家) 3세인 정대선 전 에이치앤아이엔씨(HN Inc) 사장 소유의 서울 성북구 성북동 대지와 주택이 법원 경매에 등장했다. 정 전 사장은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의 남편이기도 하다.
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 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다음달 8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정 전 사장 소유의 서울 성북동 대지에 대한 경매가 진행된다. 성북동 고급 주택가 사이에 위치한 이 대지는 604.0㎡(183평) 규모로, 감정 평가액은 66억9000만원이다. 이미 지난달 27일 평가액 그대로 한차례 경매가 진행됐으나 유찰됐다. 1차 경매에서 유찰됨에 따라 다음달 2차 경매는 감정가에서 20% 떨어진 53억5000만원에서 입찰이 진행된다.
이번 경매는 평택저축은행의 강제경매 신청에 따른 것으로, 강제경매는 채권자가 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채무 금액이 있다는 판결을 받아낸 뒤 채무자의 재산을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하는 것이다.
이 대지는 원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유였으나 2001년 손자인 정 전 사장에게 상속됐다. 해당 부지에는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이 있으나 건물은 정 전 사장의 형인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대표 명의로, 건물은 경매 대상이 아니다. 건물 소유권은 없이 대지 소유권만을 두고 경매가 진행되는 만큼 낙찰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경우 땅 소유권을 갖게 되더라도 사용이 제한되고 법적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정 전 사장 부부가 거주 중인 성북동 고급 빌라도 평택저축은행의 경매 신청으로 강제 경매가 진행 중이다. 타운하우스 형태의 고급 빌라 단지에 속한 이 집의 건물 면적은 228㎡(69평)이며 감정가는 26억9000만원이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첫 경매에서 유찰돼 내달 8일 21억5000만원에 다시 경매가 진행된다.
이번 강제경매는 정 전 사장이 최대 주주였던 HN Inc의 법정관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HN Inc는 '썬앤빌', '헤리엇' 등의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한 중견 건설사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며 자금난을 겪다가 2023년 3월 법인 회생을 신청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HN Inc는 정 전 사장이 2008년 설립한 건설·IT기업이다. 아파트·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브랜드인 '헤리엇'과 '썬앤빌'을 통해 건설사업을 확장해 왔다. 현대BS&C란 사명을 가지고 있었으나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 상표 사용을 저지하면서 2021년 1월 사명을 변경했다. 정 사장은 법정관리 신청 당일 보유 중이던 현대비앤지스틸 주식 전량을 약 11억원에 매각했다. 또한 2022년 말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회사를 건설과 IT 부문으로 물적분할한 뒤, HN IX 지분 절반가량을 범현대가 관계사에 약 200억원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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