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따블에 홀린 개미,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초동시각]

엘케이켐 투자한 개인 7거래일 만에 -57% 손실
감독당국, 제도 개선 나섰으나 부작용 우려 목소리
수요예측 참여 기관의 각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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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상장사의 첫날 주가 급등에 혹했다가 피눈물을 흘리는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다. 지난달 24일 코스닥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위너스가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300% 상승)을 기록했다. 티디에스팜이 지난해 8월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을 때 따따블을 기록한 이후 6개월 만이다.


상장 첫날 새내기 주가가 급등하면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몰리는 데 도움을 준다. 공모주 투자 기대 수익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새내기주 급등은 개인 투자자 계좌를 갉아먹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너스가 상장한 다음 날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엘케이켐에 물린 개인투자자가 적지 않다. 공모가를 2만1000원으로 상장한 엘케이켐은 첫날 7만7800원까지 올랐다가 5만8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180% 급등했으니 공모주 투자자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전날 위너스 사례를 보고 개인 매수세가 몰렸는데 엘케이켐은 고점 대비 24.4% 급락한 채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로도 하락세가 이어졌고 7거래일 만에 2만5400원까지 하락했다.


엘케이켐이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 거래를 시작한 지 8거래일 동안 개인은 누적 순매수 567억원을 기록했다. 대다수 개인이 상장 첫째날과 둘째날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수했다. 평균 매수가는 5만8751원으로 현재 주가 기준으로 평가 손실률은 57%에 달한다. 손실액만 322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반면 기관은 지난달 25일과 26일 이틀 동안 558억원어치 매도해 평균 수익률 151%를 기록했다. 상장 전 엘케이켐에 투자한 투자조합이 장내에서 매도한 29만주를 제외하고 나면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은 공모주 가운데 일부를 개인에게 떠넘기고 적지 않은 차액을 챙겼다.


개인의 투자 성적표를 보면 엘케이켐 이후로도 신규 상장 주식에 투자해 대규모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대진첨단소재는 지난 6일 공모가 9000원으로 상장했다. 개인은 이틀 동안 582억원어치 순매수했고 평가 손실률은 31.6%로 집계됐다. 대진첨단소재는 1만783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1만21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튿날 9.5% 하락하면서 공모가 부근까지 내려왔다.

감독 당국은 상장 초기 비이상적인 과열 현상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의무보유 확약 우선 배정제도와 코너스톤투자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일정 기간 공모주를 보유하겠다고 약속한 기관투자가에 공모주 일부를 사전배정한다는 계획이다. 안정적인 중·장기 투자자 확보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IPO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투자가는 상장 초기 유통 물량이 적을수록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고 기관의 수요예측 참여율도 저조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부작용을 우려할 뿐 현재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공모주 물량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는 기관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나서지 않는다면 부작용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상장한 지 6개월에서 1년이 지난 후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을 세워 인수 희망가를 제시하는 기관이 늘어나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수요예측에 참여할 자격이 없는 기관투자가를 솎아내는 것도 서둘러야 한다. 적정 가격을 도출할 역량이 없는 기관 투자가가 단기 시세차익만을 노리며 높은 인수가를 제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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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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