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라디오]신지호 "한동훈은 '윤석열 정신' 실천했을 뿐"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 인터뷰
"한동훈 비호감 눈 녹듯 개선될 것"
'윤석열 석방' "탄핵 선고 다소 늦어질 듯"

'친한동훈' 핵심으로 꼽히는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전 국회의원)이 지난 6일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했다. 신 전 부총장은 "한 전 대표에 대한 비호감도는 눈 녹듯 개선될 것"이라며 "중도 보수 영토전쟁에서는 한 전 대표가 제일 잘한다"며 중도 영역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된 이후 영향을 묻는 추가 질문에는 "탄핵 심판 선고 기일이 다소 늦어질 것 같다"고 답했다.


한동훈 전 대표 출판기념회는 어땠나. 책은 많이 팔렸나.

좌석이 200석이라 신청한 분 중에 추첨으로 뽑았다. 1500명 정도 신청한 것으로 안다. 책은 3월 6일 현재 8만부 정도 팔렸다. 한 전 대표는 "내가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라고 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전 대표의 비호감도가 국민의힘 다른 대선 주자들에 비해 높게 나온다.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이 발발하고 나서 거의 직감적으로 이 비상계엄은 반드시 막아야 하겠다, 그래야 보수 정당이 살아날 공간이 열린다고 판단했다. 대통령께서 처음에는 임기 단축 2선 후퇴한다고 했는데 마음이 바뀌어 12월 7일에는 당에서 알아서 해달라, 닷새 후인 12월 12일에는 그렇게 못하겠다, 당당하게 맞서겠다 하면서 질서 있는 퇴진이 무산됐다.


한 전 대표는 '불가피하게 탄핵 소추에 찬성할 수밖에 없는데 당 대표에서도 쫓겨날 것이고 당원들로부터 엄청난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겠구나' 하고 판단했다. 그래서 굉장히 가슴 아파했다. 12월 16일 대표직에서 물러날 때도 탄핵으로 인해서 마음의 상처를 받으셨을 지지자들께 송구하다는 표현을 썼다. 미움받을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이 지난 6일 AK라디오와 인터뷰 하고 있다.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이 지난 6일 AK라디오와 인터뷰 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비호감도를 낮출 묘책이 있나.

활동을 재개하고 책이나 인터뷰 등에도 당원들에 대한 미안한 심정, 안타까움을 전하니 조금씩 눈 녹듯이 개선되는 게 아닌가 싶다. 여론조사 수치에도 일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정 시점부터는 당원들과 가감 없는, 진솔한 대화를 할 것이다. 우리 당 당원들이 그렇게 야박한 분들이 아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은 윤석열이 만든 인형"이라는 등 맹비판을 쏟아냈다.

한동훈 대표가 2023년 12월 28일에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시간이 여의치 않으니 우선 우리 당의 주요한 분들에게 일단 전화로 인사드리는 차원에서 홍준표 시장께 전화를 드렸더니 안 받았다. 그래서 한동훈이라고 밝히고 인사드리려고 전화했는데 안 받으셔서 문자 남겨 놓는다는 문자를 보냈다.


답장이 왔나.

오긴 왔다.


뭐라고 왔나.

'제 전화기에 입력돼 있지 않은 사람과는 대화하지 않습니다'는 내용이었다. 한동훈이라고 밝혔는데. 처음에 오면 마땅치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보통 덕담이라는 걸 하지 않나. 근데 홍 시장님은 자기감정에 굉장히 솔직하신 분 같다. 한 전 대표가 오는 것 자체가 못마땅했던 것이다. 홍 시장이 용병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지 않나. 내가 윤석열이라는 용병1에게 당했으면 됐지 용병2에게 또 당해야 하느냐 뭐 이런 것 같다. 홍 시장이 한 전 대표에 대해서 심한 말을 많이 한다.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홍 시장의 비판에 대한 한 전 대표의 반응은?

그분은 늘 그러신 분 아니냐는 정도다.

신 전 부총장은 '배신자론'과 관련해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정신'을 실천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신 전 부총장은 '배신자론'과 관련해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정신'을 실천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원본보기 아이콘

한 전 대표에 대한 비호감이 눈 녹듯 사라질 것이라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없는 것 아닌가.

조기 대선이 있다면 시간표가, 일정이 굉장히 빡빡하다. 한 전 대표로서는 오해와 불신을 풀 수 있는 넉넉한 시간이 주어지면 좋은데 그게 아니다. 저희로서는 좋은 좋지 않은 그런 조건이긴 하다. 배신자론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이 무명 검사에서 국민적 관심 인물로 급부상하게 된 한마디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한마디가 윤석열이라는 이름 석 자를 국민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그게 윤석열 정신이다. 나라에 충성하고 국민에게 충성하고 헌법에 충성하고 대의에 충성하고, 이런 것이라고 봐서 저도 엄청나게 감동을 받았다. 한동훈은 그걸 실천했을 뿐이다.


윤 대통령을 배신한 게 아니라 '윤석열 정신'을 실천한 것이다?

그렇다.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 발발하고 나서 '내가 알아 오던 그분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정신을 배반한 적이 없다. 물론 야당의 폭거, 줄탄핵이 계엄의 원인 제공인 건 맞지만 거기에 대한 대항 수단으로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꺼내 든 것은 민주주의 선진국인 대한민국으로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 판단은 분명하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말고 나라와 국민에게 충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 사적인 관계라면 한 전 대표에게 배신자론을 적용하는 것도 일정 부분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집권당 대표와 대통령이라는 공인 대 공인의 관계 아니었나.


한 전 대표에 대한 당원들의 판단이 변할 것이라고 보는가.

우리 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굉장히 전략적인 분들이다. 윤석열이라는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을 딱 받아줄 수 있는 당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박근혜 정권을 도륙 내는데 앞장선 칼잡이였지 않나. 그 윤석열이라는 인물을, 이재명을 꺾고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하는 도구로서 제일 낫겠다 하니까 그걸 받아준 것이다. 우리 당은 그런 당이다. 열려 있는 당이다. 본인의 선택과 판단은 지금도 후회하지 않고 그럴 수밖에 없었는데 그게 결과적으로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아픔을 준 데 대해서는 인간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고 앞으로도 계속 진정성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가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결과가 나오건 승복해야 한다. 얼마 전 3·1절에 탄핵 찬반 집회, 세 대결이 있었다. 1919년 3·1절에는 남녀노소, 지역, 이념이나 종교를 초월해 똘똘 뭉쳐서 하나가 돼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것 아닌가? 그런데 이번 3·1절은 완전히 이 두 동강 나버렸다. 최근 류영모 목사님이 쓴 칼럼을 보니 한국 사회가 아령 사회가 됐다고 썼더라. 그 정도로 우리 사회가 양극단으로 심각하게 갈라졌다. 다행히도 어제 개신교, 불교, 천주교를 비롯한 우리나라 7대 종단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면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는 공동 의견문을 냈다. 사실은 정치권이 먼저 앞장서서 그런 걸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으니 종교계나 언론에서 중심을 잡아주면 정치권도 따라갈 것이다.

신 전 부총장은 요즘 '구동존이'를 강조한다. 그는 내부 연대를 해야 조기대선이 되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신 전 부총장은 요즘 '구동존이'를 강조한다. 그는 내부 연대를 해야 조기대선이 되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원본보기 아이콘

국민의힘이 우경화, 극우화한다는 분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의힘이 유념해야 할 게 광장의 열기가 중도 무당층도 견인하는 광장의 열기라면 아주 좋다. 최근 동아시아연구원에서 서울대 강원택 교수가 책임자가 돼서 한 조사를 보면 보수를 강성 보수, 온건 보수, 중도, 이렇게 세 층으로 나눠서 봤는데 국민의힘과 광장의 열기는 강성 보수였다. 국민의힘은 강성 보수와 온건 보수, 중도까지도 다 포용할 수 있는 그런 당이 돼야 한다. 한 가지 색깔만 갖고는 안 된다는 건 분명하다. 요즘 기회 있을 때마다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를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하는 것)를 강조한다. 계엄, 탄핵에 대해서 강경보수, 온건 보수, 중도가 다 생각이 다르다. 계엄이 정당했기 때문에 탄핵은 당연히 무효다 이런 입장도 있고, 계엄은 잘못됐지만 그래도 탄핵까지는 너무 심하다는 입장도 있고, 계엄이 잘못됐으니까 탄핵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이런 세 가지 입장이 있다.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 그것 입장 정리하는 데 시간 다 보낸다. 그러니 다름을 인정하는 속에서 이재명 정권이 출연하면 안 된다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 당내에서 연대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이게 잘 되면 당 밖 세력과도 자연스럽게 2단계 연대가 진행될 것이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때 비명계가 검찰과 내통했다는 뉘앙스의 말을 해 파문이 일었다. 어떻게 보나.

이재명 대표가 3월 26일에 본인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선고가 나오는데 유죄가 나올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 26일에 1심과 비슷한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비명계가 자신을 심하게 흔들 것으로 보고 '너희들 그때도 그랬지, 요번에 까불지 마' 하고 미리 경고하는 것이다.


※ 클릭하시면 전체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대표가 '민주당이 중도 보수'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만약에 한동훈이라는 인물이 국민의힘 대표로 있었으면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이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었을까? 못 했을 것이다. 왜? 한동훈 자체가 중도 보수, 합리 보수, 온건 보수다. 그런제가 얼마 전에 '쌍권(권영세·권성동) 위에 쌍전(전한길·전광훈)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중심이 오른쪽으로 이동해 중도 보수 영역이 비었다고 생각하고 이참에 이 영역도 한번 먹어보자 하고 덤벼든 게 이재명의 중도 보수다. 중도 보수 영토 전쟁이다. 정치에도 영토가 있다. 중도 보수 영토 전쟁에서는 한 전 대표가 제일 잘한다.


윤 대통령이 석방됐다. 어떻게 보나.

수사 초기부터 불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적법 절차를 위반했다니 석방되는 것은 당연하다.


탄핵 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탄핵 심판 선고 기일이 다소 늦어질 것 같다.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이경도 기자 lgd012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