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퇴직 임원 모임 "MBK, 검은 야욕 버려라"

입장문 내고 현 경영진 지지 의사

고려아연 퇴직 임원 모임 '고수회'가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와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회장 등 현 경영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김현민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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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회는 6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50년 넘게 전현직 임직원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고려아연을 세계 제1의 비철금속기업으로 성장시킨 일원으로서 새로운 미래를 위해 현 경영진을 적극 지지하는 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는 우리 고려아연에 대한 검은 야욕을 버리고 최근 충격적인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를 포함해 경영실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인수 기업들의 경쟁력 회복과 상처받은 임직원들을 위로하는 데 집중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풍을 향해서는 "악화일로를 걷는 본업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기본과 상식의 자세를 갖추길 촉구한다"고 했다.

고수회가 MBK 연합과 현 경영진간 경영권 분쟁에 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수회는 입장문을 낸 배경에 대해 "MBK파트너스가 이미 실패한 제련 기업인 영풍과 손잡고 갖은 수를 동원해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는 검은 야욕을 더는 지켜볼 수 없어 직접 목소리를 낸다"고 했다. 또 "최근 홈플러스 사태에서 보여준 모럴 해저드와 근로자, 협력사, 소비자 나아가 채권단에게 피해를 떠넘기는 형태를 바라보며 반드시 고려아연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고 부연했다.


앞서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대형마트 홈플러스는 지난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법원은 대표자 심문을 한 뒤 신청 11시간 만에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돌입하자 시장 안팎에서는 MBK파트너스가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인수 차입금을 바탕으로 무리한 차입 경영을 하면서 자금난을 불러왔다는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고수회는 "과정과 노력 없이 세계 1위 회사라는 과실만 따 먹으려는 MBK의 행태를 바라보며 도저히 분노를 감추기 어렵다"며 "지난 6개월 동안 MBK가 영풍과 함께 밤낮없이 보여준 건 고려아연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고려아연 구성원들에 대한 비난과 협박, 이간질, 그리고 소송뿐이었다"고 비난했다. 또 "오직 5년 뒤, 10년 뒤 어떻게 하면 고려아연을 비싸게 팔아 차익을 남길 것인가만 골몰하는 자들이 어떻게 고려아연의 향후 50년과 100년의 여정을 이끌 수 있겠는가"고 반문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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