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간직한 독수리들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울산시는 6일 오전 11시 태화강 삼호섬 하중도(남구 남산로)에서 울산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울산독수리학교 참가자와 운영 단체(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 관계자 등 4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독수리 2개체 방사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방사 전 구조와 치료를 맡았던 울산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오세영 과장이 방사할 독수리들에 대한 치료 과정, 위치추적기(GPS) 부착과 사후 조사 과정에 대해 참가자들에게 설명하고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등으로 진행됐다.
이번에 방사하는 독수리들은 저마다 간직한 이야기들이 있다.
날개에 96번 번호를 단 독수리는 지난해 12월 8일 북구 우가산 까치전망대에서 우측 안구가 파열된 채 구조돼 치료받고 완치된 개체다.
또 97번 번호를 단 독수리는 지난 1월 7일 태화강물에 빠진 것을 외상없이 탈진 상태로 구조해 지역 언론에 보도되면서 관심을 모았던 독수리다.
두 개체에 대한 방사에 앞서 위치추적 장치(GPS) 부착은 한국물새네트워트(대표 이기섭)에서 녹색에너지시민촉진포럼의 요청을 받아 시작됐다.
97번 독수리는 영양을 섭취하면서 건강이 회복돼 위치추적 장치를 달기에 적합한 상태였으나, 96번 독수리는 한쪽 시력을 잃은 상태로 야생 적응과 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 우려됐다.
이와 관련 야생동물구조센터 김희종 센터장과 한국물새네트워크 이기섭 박사는 “‘한쪽 시력을 잃은 독수리 개체가 살아가는 데 문제없다’라는 연구 결과와 ‘치료 중에도 잘 적응했다는 점’을 고려해 ‘생존 기원과 연구조사 차원’에서 부착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들 독수리가 보내온 신호에 따라 향후 이동 경로와 생존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울산으로 다시 돌아오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21년 울산에서 구조돼 방사한 두 개체의 독수리 중 한 개체의 독수리가 울산으로 돌아온 기록이 있다.
시 관계자는 “매년 울산을 찾고 있는 독수리들이 늘어나는 반면, 탈진·충돌 등으로 구조도 늘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라며 “먹이 지원과 독수리학교 운영 등을 통해 시민들이 독수리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라며 “이번 경우처럼 치료 후 방사를 통한 사후 관리에도 관심을 갖고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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