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말 한마디에 다시 살아난 대왕고래株

한국가스공사 화성밸브 한선엔지니어링 디케이락 등 급등
트럼프 美 대통령,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 언급

지난해 6월 국내 증시를 흔들었던 '대왕고래' 테마주가 8개월 만에 알래스카 천연가스 테마주로 옷만 갈아입었다. 지난달 6일 대왕고래 탐사시추 결과 경제성 있는 가스전으로 판정받지 못하면서 급락했던 한국가스공사는 3개월 전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에 한국이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이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가스공사는 12.8%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3일 이후 3개월여 만에 4만원 선을 회복했다. 하이스틸·화성밸브·한선엔지니어링·포스코인터내셔널·디케이락 등도 일제히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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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알래스카에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거대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며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각각 수조 달러씩 투자하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 오전 10시53분께 국내 주식시장에 전해졌고 액화천연가스(LNG) 관련주로 매수세가 몰렸다.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3만6000원 선에 머물다가 트럼프 발언 이후 1시간 만에 4만22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4만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한국가스공사 거래량은 677만주로 4일 거래량 61만주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화성밸브 주가는 9000원을 밑돌고 있었으나 1시간 만에 가격 제한폭인 1만950원까지 치솟았다. 하이스틸도 화성밸브 주가 흐름과 비슷했다.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매수 주문이 몰렸고 주가는 급등했다.

이날 알래스카 천연가스 개발 기대로 오른 상장사 대다수는 지난해 대왕고래 테마에 이름을 올렸던 상장사다.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최대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했다.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2배가량 올랐다. 이후 미국의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 액트지오 신뢰도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탐사 예산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6개월 만에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고점 대비 반토막 났다. 지난달 6일 경제성이 없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여의도 증권가는 한국과 미국 정부가 협의하는 단계라는 점에서 알래스카 프로젝트 관련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시행했을 때 강관 업체를 비롯해 LNG 관련 업체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변동성이 커진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시행 의지가 강한 만큼 실현 가능성이 있다"며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일부 상장사가 수혜를 볼 수 있지만 수혜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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