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일시적 성장 정체), 중국의 저가 공세,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을 전망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5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2025'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1분기 저점을 지나 하반기부터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지금은 향후 시장이 정리되고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준비를 잘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LG에너지솔루션이 확보한 지식재산권(IP)을 새로운 무기로 삼았다. 그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지식재산권을 갖고 있으며 이를 잘 활용해 중국 업체와 경쟁 우위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선 "근본적으로 미국 내 생산 장려 정책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 내 공장이 많아 선진입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도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는 점차 회복될 것 같다"며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도 고객을 확보해 곧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수 SK온 연구개발(R&D)본부장은 "각형 배터리 개발을 완료했으며 고객 확보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 포스코퓨처엠 사령탑을 맡은 엄기천 대표는 "캐즘으로 인해 전기차 생산이 줄고 있지만 작년보다 양극재 출하량 목표를 늘려 잡았다"며 "준비했던 프로젝트에 힘입어 생산량을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3년 전부터 추진한 황화물계 전고체 전해질 개발 성과가 좋아 2026년 말에는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7일까지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5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688개 사가 참가한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 1위인 중국 비야디(BYD)와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 9위인 중국 이브에너지(EVE) 등 중국 기업 79개 사도 부스를 마련해 한중간 기술 대결을 펼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2170셀에 비해 에너지와 출력을 높은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를, 삼성SDI는 기존 배터리보다 출력을 대폭 강화한 50암페어(A)급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공개한다. SK온은 고에너지 밀도와 가격 경쟁력, 안전성을 갖춘 ‘파우치형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를 선보인다.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를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SDI와 현대차 로보틱스랩가 협업한 로봇 '달이' 시연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로봇 '달이'에는 삼성 SDI의 로봇 전용 배터리 '21700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되었다. 2025.03.05 윤동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포스코퓨처엠은 니켈, 흑연, 리사이클 등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포스코 그룹의 가치사슬 완성 현황을, 고려아연은 국가첨단기술로 지정된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기술을 소개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인프라셀 등 롯데그룹 화학군은 분리막 소재, 전해액 유기용매, 초연산 하이엔드 동박, 고품질 알루미늄 양극박과 셀파우치를 전시한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법인, 전고체 신소재 개발 등 미래 성장 동력을 공개하고 성일하이텍은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과 최신 친환경 재활용 기술을 선보인다. 엘앤에프(L&F)는 니켈 95%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전시한다. 이외에 유진테크놀로지, 민테크, 유뱃, 모나 등도 ‘인터배터리 어워즈 2025’를 수상한 혁신적인 제품들을 소개한다. LG화학도 분사 이후 처음으로 단독 부스를 마련했으며 삼화페인트, 럼플리어도 처음으로 참여한다.
인터배터리 기간 중에는 콘퍼런스를 비롯해 채용설명회, 미국 투자설명회, 배터리 광물 세미나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개최된다.
개막식에 참여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캐즘 극복을 위해 전기차 구매 시 세금 감면, 충전 인프라 확충 등 전기차 수요 진작과 더불어 2038년까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규모를 현재 국내 ESS 생산설비 용량의 최대 15배로 늘려가는 등 전기차 외 배터리 수요처 다변화를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며 "음극재를 비롯한 배터리 핵심 광물과 소재의 국내 생산을 촉진하도록 재정·세제·기금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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