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유정관 생산업체 주가가 올해 들어 상승하고 있다. 세아제강 , 넥스틸 , 휴스틸 등 국내 주요 강관업체들은 이미 미국의 수입 규제에 대응해 현지 생산체계를 구축했거나 건설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미국 내 철강 가격 특히 유정관(OCTG) 가격이 급등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IMARC 리서치 그룹은 글로벌 에너지용 강관 시장 규모가 2023년 245억 달러(약 36조원)에서 2032년 407억 달러(약 59조원)로 연평균 5.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아제강 주가는 올해 들어 42% 올랐다. 세아제강은 이날 17만2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넥스틸과 휴스틸도 각각 64%, 48% 올랐다.
세아제강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강관 25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세아 스틸 USA(SeAH Steel USA)’를 두고 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강관 생산 업체인 테나리스(Tenaris)는 실적 발표에서 올해 북미 지역의 시추 활동은 안정적"이며 "굴착기 한대당 OCTG 소비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열연 업체가 가격을 올리고 있어 유정관 가격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유정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가정과 쿼터가 풀려 물량이 점진적으로 늘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세아제강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Drill, baby, drill)으로 미국 내 화석연료 개발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의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은 4일에 발효된다. 수입 감소 우려를 반영하며 미국 내 OCTG 가격은 서명 이전 대비 30.6%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키스톤 파이프라인 건설을 촉구했다. 각종 파이프라인 건설 승인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강관 수입 감소에 따라 미국 내수 가격의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며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25% 일괄 관세가 최종적으로 확정될 경우 이들 국가는 기존 철강 25% 관세와 별개로 다시 25% 관세가 더해져 총 50%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휴스틸은 미국에 7만2000t 규모의 유정관을 주로 생산하는 API 강관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미국의 수입 규제로부터 벗어난다는 점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휴스틸은 증설까지 고려해 부지를 매입한 상황으로 18만t 규모의 증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연구원은 "올해 기준 휴스틸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4배 수준으로 하락하며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넥스틸은 2017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부지 10만평 규모의 ‘넥스틸 사하(Nexteel SAHA)’ 강관공장을 설립했다. 주로 북미 셰일가스용 2~5인치 크기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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