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 대비 15배 넘게 급락했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지난달 28일 1㎏짜리 금 현물(금 99.99~1㎏) 1g은 13만9030원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달 14일 종가 16만3530원 대비 14.98% 급락한 것이다. 지난달 14일은 장중 16만85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뒤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국제 금 가격은 횡보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가 금 국제 시세를 원화 가치로 환산한 뒤 g 단위로 공표하는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지난달 14일 13만6130원에서 같은 달 28일 13만4830원으로 2주간 0.95% 하락하는 데 그쳤다.
KRX 금시장에서의 금값 하락은 금에 대한 '김치 프리미엄'이 가라앉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값 급등 시기 국내 금 가격이 국제 금 시세보다 20% 이상 비싼 현상이 나타난 바 있는데, KRX 금시장을 통해 금을 산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보다 금을 20% 이상 더 비싸게 산 셈이다. 지난달 14일에는 국내 금 가격은 16만8200원, 국제 금 가격은 13만5000원대를 기록하며 괴리율(가격 차)은 한때 약 24%에 달했다. 이후 금값에 대한 '김치 프리미엄' 우려가 제기됐고, KRX 금 가격 괴리율은 연일 축소되더니 지난달 28일 오전에는 1%대까지 떨어졌다.
금 괴리율이 일순간에 꺼지면서 시장에 단기 충격으로 작용했지만 대부분의 증권사가 여전 금값 괴리율에 관한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국제 시세나 금값 괴리율을 확인할 수 있는 증권사는 대형사 중에선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국내선물옵션 전용 앱에서 제공) 3곳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 탓에 많은 투자자가 국제 시세보다 얼마나 고평가된 상태에서 금을 사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괴리율이 확대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