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한 마리에 1만원, 고등어·멸치마저"…피시플레이션 초비상

지난해 바다수온 역대 최고 기록
오징어·고등어·멸치 어획감소
해수부, 기후변화 대책마련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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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먹거리 물가에 소비자 부담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오징어, 고등어, 멸치 등 수산물 가격까지 급등하며 이른바 '피시플레이션(수산물+인플레이션)'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연근해 바닷물이 따뜻해져 어획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해양수산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수산물 수급 불안 대책을 마련하고자 고심하고 있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최근 오징어와 고등어, 명태, 마른 멸치 등 대중성 어종 가격이 평년과 전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준 연근해산 냉장 물오징어 가격은 한 마리에 9417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21.2%, 27.2% 올랐다. 특히 서울에서는 마리당 가격이 1만원을 넘어 지난달 28일 1만1430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49.4% 급등한 것이다. 평년과 비교해서도 54.42% 높다.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국산 냉장 고등어 가격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국산 냉장 고등어 한 마리 소매가격은 지난달 말 현재 4653원으로 1년 전보다 20.7% 비싸졌다. 마른 멸치 100g당 가격은 2534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7.2% 상승했다. 평년과 비교해도 마른 멸치 가격은 17.2% 비싼 상황이다.


수산물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어획량 감소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어업 생산량은 361만t으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특히 연근해 어획량은 84만1000t으로 11.6% 감소하며 1971년(76만4000t)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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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획량 감소는 고수온 현상과 관련이 깊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연근해의 평균 표층 수온은 18.74도로 최근 57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4 어업생산동향조사'를 보면 일반적 오징어인 살오징어 생산량은 지난해 1만4000t으로 전년 대비 42% 급감했다.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생산량 감소 폭은 74%에 달한다. 바닷물 온도가 급격히 올라간 데다 마구잡이로 잡아들인 탓이 크다.

고등어와 멸치 가격이 불안한 것도 수온 상승으로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등어와 멸치 생산량은 각각 17.4%와 18.8% 급감했다. 갈치도 어획량이 줄어 이미 금갈치가 된 지 오래다. aT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에서 국산 냉장 갈치 한 마리 가격은 1만8400원으로 1년 전보다 22.2% 급등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갈치 생산량은 26.6% 급감했다.


해수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 환경과 생태계 변동을 감시하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 '2025년 해양 기후변화 감시·예측 정보 통합 생산'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수온과 해수면, 염분, 해류 등 기후 요소를 감시해 해양기후 장기 예측 시나리오를 생산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고등어, 오징어, 갈치, 명태 등의 생산량, 산지 가격, 재고량, 수출·수입량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수급과 가격 변동성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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