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명품 주얼리 브랜드에 이어 국내 주얼리 브랜드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다음 달 14일 화이트데이와 봄 웨딩 시즌을 앞두고 주얼리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국내 주얼리 브랜드의 경우 '가성비'를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한 만큼 가격 인상이 소비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대체품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등을 앞세워 실적 방어에 나섰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얼리 브랜드 '골든듀'는 다음 달 17일부터 제품의 소비자 가격을 조정한다. 지난해 8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골든듀 관계자는 "가격 조정 폭은 중량에 따라 품목별로 상이하다"며 "현재 품목별 인상률은 확정되지 않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값이 고공행진하며 골드바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1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 모니터의 모든 골드바 제품에 품절 표시가 되어 있다. 2025.2.18. 강진형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앞서 세정그룹이 운영하는 '디디에두보'는 지난해 말 전 제품 가격을 9% 인상했다. 우림FMG가 운영하는 '스톤헨지'도 지난 5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 인상에 들어갔다. '제이에스티나' 역시 지난달 14K 골드 소재를 사용하는 주얼리 제품을 10~15% 인상했다.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주얼리 브랜드 '로이드'는 아직까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명품 주얼리 브랜드는 일찌감치 가격 인상에 나선 바 있다. '까르띠에'는 지난 4일 국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의 가격을 약 5~6%, 프랑스 명품 주얼리 '티파니앤코'도 지난 5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5%가량 인상했다.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프레드' 역시 지난 17일부터 대부분의 제품 가격을 5~10%까지 인상했다. 국내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인 '미꼬(MIKO)'는 다음 달 17일부터 제품 가격을 15%~30%까지 올린다.
실제 제이에스티나 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 회사는 2022년에는 28억여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23년 2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뒤 손실폭이 확대된 것이다. 원재료인 금의 가격이 g당 2022년 7만4475원에서 지난해 3분기 10만821원으로 35%가량 뛴 영향이다.
생활 필수품이 아닌 주얼리는 경기 불황기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린다. 이 때문에 국내 주얼리 브랜드는 '가성비'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지갑을 공략한다.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 판매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명품 주얼리 브랜드의 경우 통상 매년 한 두차례 가격을 인상한 데다 핵심 고객층이 고액의 자산가인 만큼 꾸준히 구매 수요가 있지만, 국내 브랜드는 제품 가격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주얼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얼리 브랜드의 경우 명품 주얼리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가성비를 앞세워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금값 상승으로 가격이 인상될 경우 소비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부 브랜드에서는 실버 제품 판매를 늘리거나 제품군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디디에두보는 지난해 말 제품 가격을 인상한 뒤로 실버, 브라스(동) 등 다른 소재의 판매를 늘리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금 제품이 메인이었던 로이드는 지난 2020년 선보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연구실(LAB)에서 키워(GROWN) 생산한 다이아몬드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100% 동일한 성분이지만 가격은 천연 제품의 20~30%에 불과해 최근 들어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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