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구리 수입 국가안보 영향 조사하라"…관세부과 예고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금속분야로까지 확대
루트닉 "관세, 구리산업 재건에 도움"
美, 구리 상당부분 수입 의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구리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도록 지시하며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이어 구리까지 금속 분야에서 '관세 전쟁'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이 구리에 관세를 매길 경우 칠레, 페루, 중국 등 주요 구리 생산국이 보복 조처를 할 가능성이 있어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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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의 구리 수입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조사하라고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명령에 서명하면서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이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수입을 긴급 제한하거나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한 조항이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당시인 2018년과 2019년에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무역확장법을 적용해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을 조사한 바 있다. 이후 일부 품목엔 실제로 관세를 적용했다. B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구리 수입에 대한 조사 지시는 구리 관세 부과를 향한 첫 번째 단계라며 "무역 전쟁의 새로운 전선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관세 부과 때처럼 부과 시기나 관세율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밝히지 않았다.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구리에 대한 조사를 "'트럼프 시간(Trump time)'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이는 '가능한 한 빨리'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다음 타자로 구리를 지목한 것은 수입 가격을 높여 국내 생산을 지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구리는 선박, 항공기 및 탱크 등 군사 장비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같은 첨단산업에도 중요한 핵심 광물이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구리가 국내로 돌아올 때가 됐다"며 "필요하다면 관세가 우리의 구리 산업을 재건하고 국가 방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백악관 고위당국자도 "구리는 미국 무기 체계에 두 번째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재료"라면서 미국의 구리 생산량이 중국의 14%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와 마찬가지로 구리 관세는 구리에 의존하는 관련 산업 비용 상승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제조업체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주요 구리 생산국이지만 칠레,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구리를 수입해 쓴다. 미국의 구리 생산량이 매년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에 약 110만t의 구리를 채굴했는데, 이는 10년 동안 약 20% 감소한 수치다.


구리 관세가 새로운 무역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미국이 구리 관세를 발효하면 상대국이 중국과 같이 보복 관세로 맞대응할 수 있어서다. 미국의 가장 큰 구리 공급원은 칠레로, 매년 미국으로 46억3600만달러 상당의 구리를 수출하고 있으며 캐나다, 페루, 멕시코, 콩고민주공화국이 뒤를 잇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구리) 관세가 미국으로 구리를 수출하는 국가와의 새로운 싸움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선임 고문은 "중국은 오랫동안 과잉생산과 덤핑을 경제적 무기로 사용하며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경쟁산업을 사업에서 몰아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은 종래에 부과된 관세 탓에 대미 수출이 줄고 있어서, 구리 관세로 중국이 입을 타격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리 관세가 도입되면 한국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무역협회 K-STAT에 따르면 한국은 작년 구리 제품 5억7000만달러 상당을 미국에 수출했고, 미국으로부터 4억2000만달러 상당을 수입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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