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 자장면은 문 닫을 때까지 4,000원입니다. 배부르게 먹고 가세요."
광주 남구 월산동에서 중식당 '하오'를 운영하고 있는 양수혁(35) 씨의 포부와 다짐이다.
양 씨의 중식당 하오는 자장면 4,000원, 탕수육 9,000원으로 다른 가게에 비해 저렴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마저도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선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식사 쿠폰'을 따로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저렴하게 음식을 판매하는 이유는 취약계층 아동·노인들이 부담 없이 가게를 찾아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어렸을 적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던 양 씨는 주변 이웃의 도움을 받으며 자랐다. 자원봉사자들이 반찬과 김치 등 각종 음식을 나눠주고,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까지 동행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는 봉사하며 받은 것을 되돌려주고 싶다고 마음먹었다.
양 씨의 본격적인 봉사활동의 시작은 지난해 중식당을 운영하고부터다. 그동안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어떤 방식으로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양 씨는 식당에서 만드는 요리를 주변 이웃에게 나눴다.
지난해 8월 월산5동 독거노인과 가게 인근 지역아동센터 3곳의 아이들을 초대해 콩물국수 60인분과 음식을 대접했고, 월산4동 혜성 공동가정센터에는 매달 식사를 후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광주남구장애인복지관에서 나눔 행사를 하거나, 진월동 푸른길에선 사랑의 밥차를 운영해 음식을 나눴다. 봉주초등학교와 월산·주월동 등 총 600여만원의 식사 쿠폰을 제공하는 등 어린이와 장애인, 노인 등 각계각층의 식사를 챙기고 있다.
양 씨는 "서투른 봉사 활동을 시간이 갈수록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할 수 있었던 것은 김경묵 광주 남구의원의 노하우 덕이다"며 "처음 음식 나눔 봉사활동에서 김 의원을 만났는데, 구체적으로 봉사 활동에 대해 조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웃 봉사자들을 소개받게 되면서 더욱 힘을 얻고 많은 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게 됐다"며 "주변 어르신분들뿐만 아니라 아이와 장애인 등 각계각층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소회했다.
양 씨는 직접 집을 방문해 음식을 나누면서 많은 사연을 접하곤 했다. 한 사례로는 거동이 불편한 한 노부부는 가족이 자주 찾아오지 않아 끼니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양 씨는 이런 사례들을 기억해 무료로 자장면을 배달하는 등 봉사하다 만난 이웃들과의 인연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양 씨는 "나눔 활동을 계속하다 보니 오히려 마음이 따뜻해지고 얻는 것이 많아 저절로 몸이 움직이게 된다"며 "지금은 가게에서 음식 대접을 하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광주 전역에서 사랑의 밥차를 운영해 모든 이웃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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