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빽햄 세트'와 '브라질산 닭 밀키트' 논란에 이어 이번엔 '맥주 함량' 논란에 휩싸였다. 더본코리아 산하 프랜차이즈 연돈볼카츠가 출시한 맥주 '감귤오름'의 감귤 함량이 타사 과일맥주 대비 현저히 낮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감귤오름에 표시된 성분표를 보면 감귤오름 한 캔(500㎖)에는 감귤 착즙액 0.032%, 약 0.16㎖가 함유돼있다. 이는 오스트리아 맥주 예거 라들러 피치(복숭아농축액 0.4822%)를 비롯 독일 쉐퍼호퍼 자몽(자몽주스 5.5%), 브롤브루 레몬(레몬주스농축액 2.1%), 싱가포르 타이거 라들러 레몬(레몬추출농축액 0.12%) 등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치다.
더본코리아는 '감귤오름'을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차별화된 맥주로 홍보해왔다. 특히 "제주 감귤농가와 상생의 취지를 담아 못난이 감귤을 비롯한 순수 제주감귤로 만들어 제주의 특색을 살린 점이 큰 특징"이라고 소개하며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강조해 소비자들의 호감을 얻었다. 그러나 실제 감귤 함량이 극히 적다는 점에서 마케팅과 현실 간의 괴리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맥주 양조에 사용된 감귤량을 계산하면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해진다. 직경 6770㎜ 크기의 주스용 감귤 한 개에서 약 120135㎖의 착즙액이 나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감귤 한 개로 '감귤오름' 맥주 약 750캔을 제조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감귤오름'이 10만캔 판매됐다고 가정할 경우 실제 사용된 감귤은 15㎏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감귤 함량 부족에 따른 감귤오름의 부족한 단맛은 대체 감미료인 에리스리톨과 포도당이 대신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최근 백 대표는 통조림햄 '빽햄 함량 논란'에도 휩싸인 바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정가 5만1900원의 햄 세트를 45% 할인한 2만8500원에 판매했지만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 '스팸'보다 비싼 가격으로 책정돼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또한 몇몇 쇼핑플랫폼에서는 그보다 저렴한 가격에서 판매돼 "과도한 가격 부풀리기로 할인율을 높인 게 아니냐"는 날 선 의견까지 나왔다. 다만 이에 백 대표는 "후발주자라 생산단가가 높아 원가 차이가 크게 난다. 또 200g 기준 고기 함량 차이는 14g 정도인데 원가로 따지면 100원이 안 되는 만큼 100원 아끼자고 고기 함량을 줄이겠느냐"고 해명한 바 있다.
더본몰에서 판매 중인 '빽쿡 치킨 스테이크'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백 대표는 지난해 7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농수축산물 판로 확대를 돕겠다"고 강조하며 해당 제품을 소개했다. 하지만 이 제품의 주재료인 닭고기의 원산지는 국내산이 아니었다. 더본몰에 올라와 있는 해당 제품 상세정보를 보면 '염지닭정육(브라질산) 97.81%'라고 표기돼 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국내 농가를 돕는다면서 정작 수입산을 사용한 것이 모순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비판을 쏟아냈다.
연이은 논란 속에서 더본코리아의 주가도 3만원대 초반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IPO(기업공개) 후 코스피 시장 상장 첫날 기록한 6만4500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의 논란과 주가 부진의 원인을 실적보다 '오너 리스크'에서 찾고 있다. 백 대표가 국내 대표 외식 사업가로 자리매김한 만큼 그의 행보가 기업 이미지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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