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이재명, '중도보수' 표현 오해받을 만했다 시인"

"이 대표는 개헌 필요성에 동감하지만 때가 아니라고 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과 관련해 "이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정당' 표현이 오해를 받을 만하다고 시인했다"며 "국민의힘이 극우로 쏠리는 것에 대한 국민 여론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였다더라"고 전했다.


김 전 총리는 2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선을 앞두고 당이 정책적 유연성을 보이는 것은 동의할 수 있다"면서도 "당의 정체성을 대표의 말 한마디로 규정하는 것은 신중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당의 정체성을 넓히려면 당내 토론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중도보수정당이란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게 답하진 않았지만 잘못됐다는 지적에 동의했다"고 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2.24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2.24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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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대선을 앞두고 당이 외연 확장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 국민적 위임을 받으셨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다 그렇게 하셨다"며 "기존의 가치나 문법, 이데올로기로는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과제를 풀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당의 정체성이나 본질적 가치는 당이 쌓아온 역사를 변경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의 논의와 토론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도 그 과정을 보고 납득하지 않겠나"라며 "이게 책임 있는 정당의 자세"라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와 이 대표 간 회동에서 오간 또 다른 논의 주제는 개헌이었다. 김 전 총리는 "저는 '여야가 끊임없이 편을 갈라 싸우는 것은 현재의 선거제도, 정치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 대표를 비롯한 정치인들이 정치개혁에 대한 비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며 "반면 이 대표는 개헌 필요성은 동감하지만 때가 아니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대표 나름의 정치 스케줄이 있을 테니 미리 단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조기 대선에서 승리해 집권하면 그때는 생각해볼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며 "이 대표도 이 문제를 계속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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