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를 향한 관심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 북미에서도 커지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영화 '기생충' 같은 메가 히트작이 몇 년째 나오지 않아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정보원이 25일 발표한 '2024년 글로벌 한류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한류 기사는 아시아(50.6%), 유럽(27.5%), 북미(13.6%) 순으로 많이 나왔다. 특히 아시아는 모든 콘텐츠에서 평균을 웃도는 보도량을 보였다.
아시아와 유럽, 중남미 매체에서 가장 많이 다룬 한류 콘텐츠는 K팝이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입대, 한국 아티스트들의 해외 콘서트,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CEO 간 불화 등을 주로 소개했다. 키워드 집계에선 'BTS(13.4%)', '공연(9.1%)', '블랙핑크(4.6%)' 등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북미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에선 K푸드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김치의 효능과 불닭볶음면, 뉴진스의 한식 소개 영상 등을 자주 조명했다. 주요 키워드 집계에선 김치(15%), 소주(1.9%), 치킨(1.7%), 바비큐(1.6%), 비빔밥(1.4%), 떡볶이(1.3%), 불닭볶음면(0.8%) 등 음식들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외신은 김치의 효능과 '김치의 날' 행사 기사를 꾸준히 다뤘다. 문체부는 "누리소통망(SNS)에서도 꾸준히 상위 화제로 등장했다"며 "관련 핵심어로 '매운(spicy)', '맛있는(delicious)' 등이 함께 출현했다"고 부연했다. 음식이 아닌 단어 중에선 '먹방(mukbang)'이 자주 언급됐다. 한식을 언급하지 않을 때도 등장할 만큼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단어로 자리매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청년몰에서 열린 '2024 서울미식주간-전통시장 투어 김치클래스'에 참석한 외국인들과 서울식 김치를 만들고 있다. 서울 미식 주간은 시내 120개 식당·카페가 일주일간 한정판 메뉴를 선보이는 행사로 참여하는 식당·카페 수가 작년(67개)보다 2배로 늘어났다. 강진형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K무비와 K드라마도 여전한 인기를 누렸다. 특히 영화 '파묘', '베테랑 2', '범죄도시 4',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 등이 여러 대륙에서 고르게 주목받았다. 다만 주요 키워드는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 3~6년 전 히트작들에 머물러 있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성장 측면에서 정체기에 빠져 있었다.
실제로 K무비와 K드라마가 큰 성공을 이루고 최근 나온 콘텐츠들은 속편인 경우가 많았다. 독창적인 시도를 하기보다 전작의 특징을 강화해 반향이 비교적 덜했다. 글로벌 시청자들 또한 선별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단계에 진입해 독창성 있는 새 콘텐츠 개발이 시급해졌다.
문체부는 재외한국문화원 서른다섯 곳과 함께 해외 언론 470여 곳에서 보도한 한류 기사 7640건, 누리소통망 자료 67만5762건을 수집·분석해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채수희 문체부 해외홍보정책관은 "앞으로도 나라·대륙별 한류 정책과 사업 전략 수립에 일조하는 다양한 분석 자료를 적기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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