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도 '참전'…판 커진 시니어하우스

호텔신라, 내달 주총서 노인주거 운영사업 추가
주력 면세사업 부진 장기화…대안 모색
고부가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 진출 저울질
롯데호텔·메이필드 등 동종업계 관련 사업 강화

호텔신라 가 신규 사업으로 시니어 주거 서비스 분야를 낙점했다. 주력인 면세사업이 중국 관광객 감소와 내수 침체 여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구매력이 있는 실버세대를 겨냥한 프리미엄 주거복지 사업에 동종업계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관련 시장의 경쟁 구도가 확대될 전망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다음 달 20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외 이사 선임 건과 함께 일부 정관 변경 안건을 다룬다. 종합휴양업과 콘도미니엄 분양 및 운영업,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및 운영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것이다. 이 안건에서 방점이 찍히는 대목은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및 운영사업'이다.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식사와 주거, 액티비티 등에 호텔 수준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접목한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당장 관련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다양한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정관에 사업목적을 확대해 놓은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호텔신라 영빈관 전경. 호텔신라 제공

호텔신라 영빈관 전경. 호텔신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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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 호텔신라로서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연결 기준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6% 늘어난 3조9500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 52억원이 발생하며 적자전환했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의존하는 면세사업(TR) 부문의 연간 매출이 3조28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 697억원을 내면서다.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 수수료와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부담 등이 더해진 결과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면세업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호텔신라도 면세 부문 대신 호텔·레저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이 가운데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은 호텔신라가 진출하지 않은 영역이지만 동종업계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일찌감치 뛰어든 분야다.


VL르웨스트 조감도.

VL르웨스트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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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롯데호텔앤리조트는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Vitality & Liberty)'을 론칭하고 실버 주거 시장에 진입했다. 올해 상반기 부산 기장군 일대에 VL 브랜드의 첫 시니어 복합 단지 'VL라우어'가 들어설 예정이다. 연면적 19만8670㎡(약 6만100평)에 지하 4층, 지상 18층 규모로 총 574가구가 입주한다. 롯데호텔이 50년간 축적한 호텔 서비스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호텔식, 하우스키핑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문을 여는 'VL 르웨스트'도 입주가 예정돼 있다.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여의도 메리어트 호텔)도 지난해 '욜드(Young Old·젊은 감각을 유지하며 활기찬 노년을 즐기는 사람들)'족을 겨냥해 만 5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골드 욜드' 패키지를 선보였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조식 뷔페와 장보기 도우미 서비스, 호텔 내 업장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전 객실에 주방과 세탁 시설 등을 갖췄다. 투숙객은 피트니스와 실내 수영장, 사우나, 골프 연습장, 필라테스 등의 시설을 횟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고 월간 무료 바우처를 통해 스파 마사지, 발레파킹, 세탁 서비스 등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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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김포공항 인근의 메이필드 호텔이 시니어 레지던스 '더해든'을 꾸릴 예정이고, 신세계 그룹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와 대명소노그룹에서도 시니어 주거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력을 갖춘 실버세대들은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건강 관리와 인프라가 잘 갖춰진 주거문화를 선호하기 때문에 시니어 레지던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지향해온 호텔 업계 입장에서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72조원에서 2030년 168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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