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투자청 "홍콩 나간 기업도 돌아와…中 진출도 수월"

현지인 고용 부담 적고 세율 유리
3월 CEPA 발효…홍콩 규제로 中 진출 가능

홍콩투자청이 국내 기업의 홍콩 진출 방안을 소개하고 각종 지원책과 이점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21일 홍콩투자청은 서울 중구 한 행사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 금융 및 디지털 테크 허브, 홍콩’을 주제로 국내기업의 홍콩 및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자리에는 알파 라우 홍콩투자청장이 직접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2000년 홍콩투자청 설립 이래 처음으로 선임된 영국인이 아닌 홍콩 출신 청장이다. 홍콩에서 태어나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HSBC 등 여러 금융 기관을 거쳤다.

라우 청장은 "홍콩은 기업 친화적인 세금 제도, 자유무역 정책, 강력한 법률 인프라를 갖추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에 최고의 사업환경을 제공한다"라며 "문화 시설과 생활 인프라, 자녀를 위한 국제학교 등 교육환경까지 갖춰 해외 진출을 꿈꾸는 기업인들이 거주하기도 좋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홍콩에 진출한 기업들은 부가세나 자본소득세 등 복잡한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200만홍콩달러(약 3억6928만원)까지는 8.25%의 법인세만 내면 된다. 이를 넘는 금액은 16.5%의 세율이 적용된다. 또한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고 각종 임대료 지원 정책도 있으며 관세에서도 자유롭다. 라우 청장은 진출한 기업은 첫 매출에는 8.25%의 법인세만 부과된다.


동남아시아 지역 내 금융허브로 꼽히는 싱가포르와의 차별점도 강조했다. 홍콩에서는 싱가포르처럼 현지 주주가 있거나 현지 직원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중국 진출의 관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3월 1일부터 발효되는 중국·홍콩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통해 홍콩에서 기업활동을 펼치기 더욱 유리한 환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알파 라우 홍콩투자청장은 "거대한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도 중국의 규제가 아니라 홍콩 법체계에 따른 규제를 받는다"라며 "영미법에 근거하고 친(親)시장적인 홍콩 규제에 맞춰 자유롭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2020년부터 시행한 홍콩보안법으로 해외 기업들이 떠나는 추세도 옛일이라고 해명했다. 영국 은행 HSBC가 홍콩보안법 때문에 홍콩에서 철수했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라우 청장은 "나도 HSBC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는데, HSBC는 홍콩에서 철수하지 않고 오히려 고용을 늘렸다"라며 "해외 기업들도 홍콩으로 다시 돌아오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 HSBC는 홍콩보안법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놔 홍콩 야권의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그 밖에도 자산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홍콩에서는 외국인도 자산운용을 위한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할 경우 현지인 수준의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홍콩은 투자자산에 대한 배당소득세가 없다. 2006년 상속세도 폐지됐고, 증여세도 실질적으로 부과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50개국과 포괄적 이중과세 회피 협약도 맺어 조세 불확실성도 덜 수 있다.


라우 청장은 "모든 국가에 홍콩은 열려있다"라며 "한국 기업들도 홍콩에 진출해 다양한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

알파 라우 홍콩투자청장(가운데)이 21일 서울 중구 한 행사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외 기업의 홍콩 투자 촉진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알파 라우 홍콩투자청장(가운데)이 21일 서울 중구 한 행사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외 기업의 홍콩 투자 촉진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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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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