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우크라 '패싱' 미·러회담 끝난 후 '유럽 달래기'

유럽 주요국 장관들과 통화…회담 내용 설명
유럽 내에선 파리 회동 초청 안 된 일부 국가들 불만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러 회담 직후 유럽 주요국 외교장관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뒤늦은 '유럽 달래기'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과 러시아 간 협상이 진행됐다. 이날 회담에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미 중동특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보좌관이 참석했다. 사우디에서는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무부 장관, 모사드 빈 모하마드 알 아이반 사우디 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했다. EPA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과 러시아 간 협상이 진행됐다. 이날 회담에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미 중동특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보좌관이 참석했다. 사우디에서는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무부 장관, 모사드 빈 모하마드 알 아이반 사우디 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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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는 이날 루비오 장관이 미·러 회담 직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외교장관,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 등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통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의 회담 결과를 브리핑하고 유럽 장관들과 우크라이나 분쟁의 지속 가능한 종식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고 미 국무부는 전했다. 이는 미·러 회담에 대한 유럽의 불만을 수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반응은 싸늘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루비오 장관이 미·러 회담 후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 해제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 "우리가 가진 강력한 카드를 내주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당초 19일로 예정됐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하루 전 연기하면서 미·러 회담에 대한 불만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유럽 내부에서는 우크라이나 안보 문제와 관련해 단합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파리에서 열린 비공식 회의 참석자 명단이 불화의 발단이 됐다. 앞서 프랑스는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주도로 이뤄진 파리 회의에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덴마크 등 7개국 정상만 불렀다. 서유럽 국가 중심으로 참석자 명단을 꾸린 뒤, EU 순회의장국인 폴란드와 북유럽 및 발트국가 협력체의 의장국 덴마크 정도만 추가로 초청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공식 회의에 초대받지 못한 일부 유럽 국가는 파리 회동에 실망감을 표출했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가까운 관계자는 "우리보다 인구 대비 우크라이나 난민을 더 많이 받아들인 나라는 없다"며 엘리제궁이 우크라이나 이웃 국가 중 폴란드만 초청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선별적으로 초대장을 보낸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선 "오만하다"고 비판했다. EU 회원국인 루마니아 역시 초대 명단에서 제외된 점에 섭섭함을 내비쳤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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