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해외직구 방식으로 판매한 디지털 도어록(잠금장치) 일부 제품이 화재 발생 시 문이 열리지 않거나 리튬이차전지 때문에 폭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직구 방식으로 판매하는 중국산 디지털 도어록 10종을 시험한 결과 3종은 화재 발생 시 문을 열 수 없어 외부로 대피가 불가했고, 리튬이차전지가 내장된 5개 제품은 모두 배터리가 발화·폭발해 주의가 필요했다고 18일 밝혔다.
8일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강원지원에서 나은수 스마트제품시험국 기계모빌리티팀장이 '해외 직구 디지털 도어록' 시험 결과를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디지털 도어록은 불이 나면 거주자가 대피할 수 있도록 고온에서도 수동레버로 출입문을 열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하지만 3개 제품은 수동레버가 녹아내려 유사시 문을 열 수 없었다. 또 리튬이차전지를 전원으로 사용하는 5개 제품의 경우 화재 발생 시 시험기준 온도인 270도보다 낮은 170∼260도에서 배터리가 발화·폭발했다.
현재 국내 디지털 도어록은 전원 장치로 이차전지를 쓸 수 없으나 5월7일부터는 이를 사용할 수 있다. 소비자원은 "이차전지를 사용하는 디지털 도어록을 구매할 경우 안전성이 검증된 'KC 안전 확인'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소비자원은 또 시험 대상인 디지털 도어록 중 1개는 내부 배터리 방전 시 외부에서 출입문을 열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도어록은 내부 배터리가 방전되면 외부에 설치된 비상 전원 공급 단자를 이용해 문을 열 수 있어야 하지만 해당 제품은 단자가 없어 도어록이나 출입문을 파손해야만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밖에 국내 디지털 도어록은 설치하는 출입문의 구멍을 뚫는 위치와 크기(타공도)가 표준화돼 있지만,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는 10종 모두 국내 규격과 달랐다. 이 때문에 설치 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이사할 경우 출입문을 원상복구 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소비자원은 알리익스프레스에 불이 나면 문을 열 수 없거나 폭발 가능성이 있는 제품 등 6종의 문제점을 알렸고 알리 측은 해당 제품의 검색과 판매를 차단했다고 전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6종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환불해주기로 했다.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알리익스프레스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환불받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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