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경기 불황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에르메스는 이날 고정환율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이 39억6000만유로(약 5조9765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한 수치다. 당초 LSEG 분석가들은 약 36억900만유로로 예측했으나, 실제 매출은 이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였다.
연간 매출 역시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152억유로(22조9420억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14.7% 늘어났다. CNBC는 이를 두고 "최근 몇 년 동안 타 명품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에르메스는 독보적인 매력으로 지위를 견고히 해왔다"고 설명했다. 에르메스 측은 "고정환율 기준 중기적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통화적 불확실성이 존재하기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 에르메스는 2만5000명 이상의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4500유로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주주들 역시 주당 10유로의 특별 배당금을 수령하게 된다.
악셀 뒤마 에르메스 회장은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도 매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선 충성 고객이 중요하다"며 "에르메스 모델만의 강점과 회사의 민첩한 대응으로 인해 지난해 더욱 불확실해진 경제적, 지정학적 상황 속에서도 이 같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전 세계적으로 제품 가격을 6~7%가량 인상했다"고 알리며 "자신감을 갖고 올해를 맞이했다. 앞으로도 매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경기 침체 여파로 국내 명품 소비 심리는 이전보다 낮아진 상태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2021년 35%에 달했던 명품 브랜드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5%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에르메스를 비롯해 롤렉스, 디올, 샤넬 등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는 원재료 인상과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이어갔다. 이는 브랜드 측이 많은 사람에게 판매하기보다 충성도 높은 소수 고객에게 여러 제품을 파는 것이 더욱더 효과적이라 판단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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