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연초담배에서 전자담배로 흡연 방식의 전환이 점차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전자담배에 대한 상대적으로 관대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일반담배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이 전국 만 13~6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흡연 실태 및 전자담배 관련 조사'에 따르면 흡연자의 주요 흡연 방식으로는 일반 연초담배가 63.4%로 가장 높았고 궐련형 전자담배 22.6%, 액상형 전자담배 14.0%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흡연자의 주요 흡연방식은 전체 흡연 양태와 유사하게 나타난 반면 여성 흡연자의 경우 28.6%가 '액상형 전자담배를 활용한다'고 응답해 남성(10.6%)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대체로 3040세대의 궐련형 전자담배 이용 비중이 타 연령층 대비 높았다. 특히 40대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비중이 40.4%로 가장 높았는데, 액상형 전자담배(12.8%) 사용자까지 더하면 유일하게 전자담배 사용 비중이 일반담배보다 높았다. 반면 50대 이상은 80% 이상이 여전히 일반담배를 주로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 흡연자의 경우 '몸에 담배 냄새가 나는 것이 싫고'(54.9%, 중복응답), '일반담배보다 연기나 냄새가 적다'(46.9%)는 점이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실제로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전자담배는 일반담배에 비해 상대에게 불쾌감을 덜 유발하는 편'(53.1%)이고 '거부감이 적다'(48.5%)고 평가할 정도로, 전자담배에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20대 저연령층에서 '전자담배는 일반담배에 비해 냄새가 괜찮고'(10대 54.5%, 20대 72.0%, 30대 57.5%, 40대 54.0%, 50대 46.5%, 60대 31.0%), '건강에 덜 해로울 것 같다'(10대 27.5%, 20대 39.5%, 30대 30.0%, 40대 20.0%, 50대 14.5%, 60대 14.5%)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는 등 일반 담배보다는 전자담배가 그나마 괜찮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전자담배 역시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경각심은 여전히 높은 편이었다. '일반담배와 전자담배 모두 비흡연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90.8%, 동의율)이고, '전자담배로 인한 간접흡연도 엄연히 피해'(90.8%)라는 응답이 다수를 이뤄 피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큰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똑같이 해롭다'(89.8%)는 인식이 확대되고, '전자담배라고 해서 괜찮을 것이란 인식은 사라질 필요가 있다'(88.5%)는 의견을 보여 전자담배에 대한 인식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전자담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향후 전자담배 또한 일반담배와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해야 한다'(66.8%)는 의견이 중론으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최근 유럽에서 발표되는 전자담배 규제 강화 정책을 자세히 인지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처음 들어봄 54.6%, 들어는 봤지만, 자세한 내용은 모름 41.8%), '글로벌 흐름에 맞춰 우리나라도 규제 확대가 필요하다'(75.0%)는 데는 공감하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청소년의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전자담배 규제를 확대해야 한다'(81.1%, 동의율)는 인식이 뚜렷한 편이었는데, 이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오해로 인해 초기 흡연 수단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금연 정책과 담배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 강화의 필요성도 높게 평가됐다. 전체 응답자의 대다수가 '우리나라 공공장소의 흡연 규제가 더 엄격해져야 한다'(84.7%)는데 동의했으며, '비흡연자를 배려하는 정책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82.7%에 달했다. 엠브레인 측은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비흡연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강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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