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그린바이오 사업부 매각 입찰에 유력후보였던 MBK파트너스가 최종 불참했다. 예상 인수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전날 마감된 CJ제일제당 그린바이오 사업부 매각 본입찰에 불참했다. 실탄도 넉넉한 상황이지만 예상 가격이 너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입찰 소식이 알려진 초기 단계에서 블랙스톤, 칼라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택사스퍼시픽그룹(TPG) 등 해외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끝내 이들 모두 불참하고 중국 광신그룹, 매화그룹 등 두 곳만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부문은 미생물을 원료로 식품 조미 소재와 사료용 아미노산 등을 생산하는 그린바이오 사업이 핵심이다. 1988년 인도네시아에 생산 기지를 마련하고 사료용 아미노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라이신, 트립토판 등 사료용 아미노산 품목의 시장 점유율은 세계 1위다. 지난해 기준 매출 4조2095억원, 영업이익 3376억원을 기록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7000억원 이상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한 예상 매각가가 6조원 수준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주요 사모펀드들은 이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판단했다. 주기를 타는 업종인 만큼 지난해 실적이 호황기 수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 EBITDA는 2021년 6828억원, 2023년 8959억원, 2023년 5259억원, 2024년 6166억원 등 등락을 반복했다. 중국산 제품의 물량 공세와 원자재 가격 변동 등에 크게 좌우됐다는 평가다. EBITDA는 기업 인수합병(M&A)에서 몸값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지표다.
IB업계 관계자는 "주기를 타는 사업이라 지금 이 가격으로 들어가면 고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기술적 해자가 높지 않고, 중국과 가격경쟁도 해야 하므로 신중하게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CJ 그룹 차원에서 사업 구조조정과 현금확보가 필요하기에 추진된 매각인 만큼 흥행이 필요하지만 시작부터 부진한 상황이다. 본입찰 이후에도 다른 매수자가 등장할 수 있지만 가격 경쟁에 불이 붙기에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부 조달 사업처럼 정해진 일정으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본입찰 기한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고, 다른 사모펀드들이 이후에도 참여할 여지는 남아있다"며 "다만 CJ그룹의 매도 의지가 강한 거래이기 때문에 가격을 높이는 쪽으로 흥행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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