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한 LS일렉트릭 기업가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도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가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 주가는 올해 들어 63.6%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7.7% 올랐다. 시가총액은 7조9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외국인과 기관이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집하고 있다. 10일부터 전날까지 나흘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14억원, 45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LS 일렉트릭은 국내 저·고압 전력기기 부문 시장에서 약 63%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 진화와 함께 전력망 투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약 1000억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을 위한 증설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9월에는 국내 변압기 제조업체인 KOC전기 지분 51%를 취득했다.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포석이다.
지난해 4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1조3595억원, 영업이익 11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2%, 76% 증가했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핵심요인은 한국 및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초고압 변압기 호황 덕분"이며 "환율 효과와 KOC전기 연결실적 반영효과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규 수주 가운데 북미 지역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력사업 내 북미 매출 비중은 2023년 17%에서 지난해 20%로 높아졌다. 북미 초고압변압기 매출은 2023년 137억원에서 2024년 721억원으로 426% 증가했다.
실적 개선과 함께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의 자신감도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데 영향을 줬다. 구 회장은 12일 오전 국내 최대 스마트 전력·에너지 전시회 '일렉스 코리아 2025' 행사장을 찾아 "미국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거의 수주 단계에 와 있다"며 "올해 말 또는 내년쯤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S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전력기기, 올인원 전력공급시스템, 초전도 전류제한기(SFCL), 초전도 케이블(SC) 등 전사 기술 역량을 총집결해 전시했다"며 "견고한 기술과 생산성을 바탕으로 확장성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신에너지금융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20년 2350억 달러에서 2030년 532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생성형 AI 가동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AI 활용 기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초고압 변압기, 배전반 등 전력 인프라, 시스템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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