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배 잭팟 터질까’…퓨리오사AI 투자 VC 기대감

최대 1조 몸값 기대받던 퓨리오사AI, 메타와 M&A 협상
VC 업계 "회수 가능성 기대…국내 AI 반도체에도 호재"

한국 AI칩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 '퓨리오사AI'가 페이스북 모회사인 미국의 메타플랫폼스(메타)와 인수합병(M&A) 협상 중이란 소식에, 국내 AI 반도체 기업에 투자해 온 벤처캐피털(VC)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업공개(IPO·상장) 준비 절차를 밟아 온 퓨리오사AI는 상장 시 몸값이 1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평가를 받던 회사다.


12일 VC 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메타와 M&A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날 미 경제 매체 포브스는 메타가 퓨리오사AI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안으로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9년 퓨리오사AI에 투자를 단행한 모 투자사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두고 협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투자한 입장에선 매각을 통한 회수(엑시트)를 가장 기대하고 있지만, 이번 소식 자체가 국내 AI 반도체 업계 전체에 호재인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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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경쟁 뒤처지던 한국…퓨리오사AI 칩, '고가' 엔비디아 대안으로 부상

2017년 설립된 퓨리오사AI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AI 추론 연산 특화 반도체를 개발하는 회사다. 삼성전자와 미 반도체기업 AMD의 엔지니어 출신인 백준호 대표가 창업했다. 2021년 첫 AI 반도체 '워보이(Warboy)'를 선보였고, 지난해 8월 차세대 AI 반도체 '레니게이드(RNGD)'를 공개했다. 엔비디아 제품과 비교해 기술력이 크게 뒤처지지 않으면서도 가격 경쟁력은 월등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메타는 엔비디아에 막대한 비용을 내는 대신 자체 칩 개발을 위해 퓨리오사AI와 이번 협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매각이 성사될 경우 시드(초기) 단계부터 투자한 VC는 투자금 대비 100배에 가까운 수익금을 가져가며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퓨리오사AI는 현재까지 약 1억1500만달러(약 1671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상장 시 단숨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될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지난해 투자 단계에선 약 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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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퓨리오사AI에 시드 투자를 진행한 곳은 네이버와 DSC인베스트먼트, 한국산업은행 등이다. 이후 게임체인저인베스트, 교보생명, 한국투자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최근인 올해 초에도 크릿벤처스가 20억원 규모로 시리즈C 브리지 단계의 투자를 단행했다. 백 대표는 지분 18.4%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스타트업 경쟁력 인정…AI 반도체 업계 전반 기대감"

다만 실제 매각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AI 반도체 기술이 국가 전략 기술이란 점에서 정부 규제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돌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경쟁력이 확인된 퓨리오사AI 입장에선 경영권 매각이 시급한 문제가 아니란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메타가 경영권을 인수하는 대신 전략적투자자(SI)로 투자하면서 퓨리오사AI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퓨리오사AI 투자사인 모 VC 대표는 "메타 외에도 투자하려고 줄 선 곳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회사에 자금이 부족하다고 볼 상황은 절대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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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업계는 이번 협상 자체가 향후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더욱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퓨리오사AI와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리벨리온'에 대한 주목도 역시 커지고 있다. 리벨리온은 지난해 사피온코리아와 합병을 마무리하면서 기업 가치를 약 1조3000억원으로 평가받았고, 그간 삼성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IPO를 준비 중이었다.

리벨리온은 퓨리오사AI와 마찬가지로 한국산업은행과 IMM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았다. 이외에도 미래에셋벤처투자, KB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투자사가 합세하면서 지난해 약 3000억원의 누적 투자금 기록을 쌓았다. 리벨리온 이외에도 딥엑스·모빌린트 등이 국내 대표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리벨리온에 투자한 모 VC 대표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국이 많이 밀리던 상황에서, 국내 주요 칩 스타트업들이 각자 개인기로 고군분투해 왔다"며 "최근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 통신사 등이 합종연횡해 특정 스타트업을 필두로 연합군을 형성하고, 정부가 관련 지원을 고민하는 등 분위기가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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