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살해 여교사 "수업 배제돼 짜증"…마지막에 하교하는 학생 유인해 범행

경찰 조사서 "수업 배제돼 짜증나 범행"
"어떤 아이든 상관없단 생각으로 대상 물색"

11일 대전 서구 한 장례식장에 대전 초등학교 살인사건 피해자인 김하늘(8)양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생 김하늘양(8)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자해를 시도한 40대 여교사 A씨가 수업에서 배제돼 짜증 나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서부경찰서 육종명 서장은 여교사 A씨가 경찰에 "복직 후 3일 만에 짜증이 났다. ○○가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A씨가 경찰에 진술한 내용을 토대로 범행 경위와 동기를 살펴보면 그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 지난해 12월9일 질병 휴직(6개월)을 냈으며, 휴직 중에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연말 '의사의 정상 소견판정을 받았다'며 20여일 만에 돌연 복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경찰에 자신을 수업에서 배제한 특정인 이름을 거론하며 "복직 후 3일 만에 짜증이 났다"고 밝혔다.

11일 오후 대전서부경찰서에서 육종명 서장이 대전 초등학교 김하늘양 피살사건 경찰 조사와 관련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범행 당일 오후 시간대 외부에서 흉기를 사서 교내로 들어온 여교사는 시청각실 밖에서 돌봄교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와 같이 죽을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어떤 아이든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맨 마지막으로 나오는 아이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들어오게 해 목을 조르고 흉기로 찔렀다"고 범행 방법을 경찰에 진술했다.

앞서 전날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여교사가 김하늘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전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께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초등학교 건물 2층에서 흉기에 찔린 김양과 이 학교 교사 A씨가 발견됐다. A 교사는 최근 동료 교사에게도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수술을 마친 A씨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건강을 회복 중인 상태다. 경찰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