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오픈AI 141조에 인수 추진…올트먼 "노땡큐, 트위터 인수할 것"

WSJ 보도
"머스크, 오픈AI 비영리 법인 인수 입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투자자 컨소시엄이 974억달러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통제하는 비영리 법인 인수를 추진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이를 즉각 거절하며 머스크 CEO가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그가 제시한 금액의 10분의 1 값에 인수하겠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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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CEO의 변호사인 마크 토버로프가 이날 오픈AI 이사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입찰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성명을 통해 "오픈AI가 한때 그랬던 것처럼 오픈소스, 안전에 집중하는 곳으로 돌아갈 때가 왔다"며 "우리는 그렇게 되도록 할 것"이라고 입찰 배경을 설명했다.


올트먼 CEO는 즉각 엑스를 통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고맙지만 사양하겠다"며 "당신이 원한다면 우리가 트위터를 97억4000만달러에 살 것"이라고 응수했다. 머스크 CEO는 오픈AI 비영리 법인 인수 금액으로 974억달러를 제시했는데, 올트먼 CEO는 엑스를 10분의 1 가격에 사겠다고 밝히며 비꼰 것이다.


현재 오픈AI는 비영리 법인에서 영리 법인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올트먼 CEO는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영리 자회사를 만들었다. 그는 영리 자회사를 전통 기업으로 전환하고 비영리 법인 분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픈AI가 영리 법인으로 전환하면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빅테크들이 군비 경쟁 중인 AI 개발에 화력을 더욱 쏟아부을 수 있다. 오픈AI의 비영리 법인은 향후 영리 법인의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오픈AI는 비영리 법인에 대한 평가가치를 현재 300억달러로 보고 있다. 하지만 머스크 CEO 측은 비영리 법인의 평가가치가 더 높아야 한다며 경쟁 입찰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 머스크 CEO가 오픈AI 인수를 위해 제시한 입찰 가격도 오픈AI 자체 평가액의 세 배를 웃돈다. 머스크 CEO 측은 필요하다면 더 높은 가격도 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픈AI 비영리 법인의 인수 장벽을 높여 머스크 CEO가 회사를 인수하고 오픈AI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WSJ는 머스크 CEO의 AI 기업인 'xAI'가 오픈AI 비영리 법인 인수를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일러 에쿼티 파트너, 배런 캐피털, 아트레이데스 매니지먼트 등 여러 투자자들이 오픈AI 인수를 위한 투자자 컨소시엄에 공동으로 참여한다. 만약 거래가 성사될 경우 xAI와 오픈AI가 합병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전했다.


아울러 머스크 CEO는 현재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막기 위해 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오픈AI는 이에 맞서 지난해 12월 머스크 CEO가 이전엔 회사를 영리 법인으로 전환하는 데 찬성한 사실을 보여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머스크 CEO와 올트먼 CEO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앙숙으로 유명하다. 두 사람은 2015년 오픈AI를 공동 설립했지만 2018년 내부 갈등으로 머스크 CEO가 오픈AI를 떠났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오픈AI,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가 합작사 스타게이트를 설립하고, 최대 5000억달러 규모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그들은 실제로 돈이 없다"며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WSJ는 "요청하지 않은 제안으로 오픈AI를 영리 법인으로 전환하려는 올트먼의 계획이 복잡해졌다"며 "머스크의 입찰로 회사의 미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도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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