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 올해 북미 점유율 10%·유럽 매출 1000억 목표…글로벌 시장서 반등 노린다

불경기 뚫고 성장 목표

농기계 기업 대동이 올해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의 양적 성장을 통해 실적 반등에 나선다. 우크라이나와 같은 신(新)시장도 추가 발굴해 개척할 계획이다. 고금리 장기화, 농업 생산비 증가 등의 여파로 글로벌 농기계 시장이 침체된 상황을 신기술 적용을 통한 제품 차별화와 라인업 다양화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11일 대동은 국내를 비롯한 북미, 유럽 등의 주요 해외 농기계 시장이 침체한 상황이지만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상향했고 밝혔다. 대동은 지난해 매출액 1조41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그나마 전년 수준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165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74.8%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51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북미 시장의 침체다. 지난해 고금리 여파로 고가의 트랙터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은 상태에서 현지에서 경쟁적인 프로모션 확대로 이에 대응하기 위한 판관비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해운 운임이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하는 등 물류비 부담도 늘었다. 미래 신사업 투자와 이자 비용 증가 등도 실적이 주저앉는 데 영향을 미쳤다.

대동 수출용 대형 트랙터

대동 수출용 대형 트랙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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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은 60마력이 넘는 중·대형 트랙터를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기로 했다. 그동안 농기계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60마력 밑의 중소형에서 그 이상인 중대형으로 트랙터 사업 체질을 개선해온 연장선이다. 올해 북미 시장 점유율을 현재 8%에서 1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무선통신 기능인 텔레매틱스(TMS) 모델을 북미 수출용 트랙터 전 제품에 탑재하기로 했다. 이 기능은 원격 관제 서비스와 스마트 원격 진단, 데이터 수집 등을 가능하게 한다.


유럽 시장에선 판매하는 트랙터 제품의 라인업을 다양화해 최소 1000억원의 매출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동은 유럽에서도 중대형 트랙터 시장을 공략해 지난해 매출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신장시키고 중대형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대에서 40%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더해 소형건설장비(CCE) 해외 사업을 본격화해 올 하반기에 유럽 시장에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전후 재건 사업 참여 기회가 열린 우크라이나 등 신시장에도 대동은 기대를 걸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3대 곡창지대 중 한 곳으로 연간 트랙터 수입액은 1조원 이상이다. 대동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농기계 수입 총판과 3년간 300억원 규모의 트랙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달 첫 출하도 마쳤다. 올해 본격적으로 우크라이나 사업을 확대해 현지 농업 재건에 참여하면서 청년 농민 역량 강화 지원 등 다양한 경로로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방침이다.

대동이 미래 사업 중 하나로 공을 들여 준비해 온 정밀 농업과 운반 로봇도 올해 본격적인 수익화를 시작한다. 대동은 지난 4년간 41만 평의 농경지에서 정밀 농업 실증을 거치며 방대한 데이터를 쌓아왔다. 또 자율 작업 운반 로봇을 1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대동 관계자는 "올해 정밀 농업과 운반 로봇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 및 제품을 국내에 먼저 선보이고 미래사업의 성장 기반과 성공 경험을 쌓은 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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