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 되면서 이석증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석증은 내이(귀속)의 평형기관인 전정기관에 있는 이석이 비정상적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어지럼증이다. 갑자기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특히 겨울철에는 기온 차이로 인한 혈관 수축과 면역력 저하로 인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
국내 어지럼증 환자는 연간 100만 명을 넘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101만5119명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8년 90만7665명에서 11.8% 늘었다.
이석증의 주요 증상은 특정 자세나 움직임에 따라 갑자기 발생하는 심한 어지럼증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나 누웠다 일어날 때, 고개를 돌릴 때 특히 심하게 나타난다. 환자들은 주로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다", "배를 탄 것처럼 흔들린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이석증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로 급격한 기온 변화와 실내외 온도 차이를 꼽았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이는 내이의 혈류 순환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이석이 정상 위치를 이탈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신경학저널(Neurology)’에 게재된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연구팀에 따르면 부족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채워줄 경우 이석증 재발 빈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050명의 이석증 환자 중 혈중 비타민D 농도가 20ng/㎖이하로 낮은 348명에게 1년간 비타민D 400IU와 칼슘 500㎎을 매일 2회 섭취하도록 했다. 그 결과 비타민D를 섭취한 그룹은 섭취하지 않은 그룹보다 이석증 재발 빈도가 약 27% 감소했다.
이석증의 주된 원인으로는 노화, 외상, 만성 피로,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등이 있다. 특히 과로나 수면 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을 가진 현대인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혈압이나 빈혈도 어지럼증의 원인이 된다. 혈압이 낮거나 철분이 부족하면 충분한 산소가 뇌로 공급되지 않아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피로 역시 신경계를 예민하게 만들어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석증이 의심될 경우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석증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호전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방치하면 만성화되거나 다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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