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식품으로 때운다"…한 달 90만원 육박, 커지는 식비 부담

작년 3분기 월평균 명목식품비 89.4만원…전년比 6.5%↑
신선식품 소비 줄고, 가공식품 선택
육가공품·냉동식품 등 간편식 지출액 증가

경기 불황과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가구당 한 달 평균 외식을 포함한 식품비 지출이 90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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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가구당 월평균 명목 식품비는 89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87만원) 대비 6.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인 2019년 3분기(70만원)와 비교해 24.0% 증가한 것으로 가구당 월평균 명목 식품비 지출액은 매년 증가 추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식품 유형별로 살펴보면 신선식품 실질 지출액은 작년 3분기 16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17만2000원) 대비 5.2% 감소했다. 총 식품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분기 22.2%로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분기 지출액과 비교해 6.4% 감소한 것으로 비중으로는 2.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신선식품 지출액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2021년 외식이 줄어들며 가정식 수요가 증가해 늘어났지만 이후 다시 하락해 코로나19 이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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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가공식품 지출액은 증가했다. 작년 3분기 가구의 월평균 가공식품 실질 지출액은 21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늘었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3.5% 증가했다. 총 식품비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24년 3분기 28.6%로 1년 전(28.4%)과 비교해 0.2%포인트 상승했다. 가공식품 지출액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이래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2021년 4분기부터 다소 조정을 거친 이후 작년 1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지출액이 다시 증가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증가한 간편식 확대 등의 트렌드가 일정 부분 지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공식품 지출액에서 가공식품 13개 품목 분류별 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곡물가공품과 육류가공품, 기타 식품, 주류에 쓰는 비용의 비중은 2019년과 비교해 증가한 반면 수산가공품, 유가공품, 과일가공품, 채소가공품에 지출하는 비중은 감소했다. 특히 최근 곡물가공품과 육류가공품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식사 준비 과정 등에서 간소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이어지면서 육류가공품이나 냉동식품 등 간편식을 포함한 기타 식품 지출액 증가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류 지출도 증가해 홈술 경향 역시 지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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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가구의 월평균 외식비 실질 지출액은 지난해 3분기 36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2022년 엔데믹을 거치며 크게 증가했던 외식 지출의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다가 다시 회복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외식 지출 규모는 2019년 3분기에 비해서 6.9% 증가한 수준으로 코로나19의 영향에선 벗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지난해 4분기를 포함해 올해 가구의 식품소비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할 때 신선식품비 비중은 감소하고 가공식품비와 외식비 비중은 증가할 전망이다. 이계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팬데믹 초반인 2020~2021년 신선식품비와 가공식품비 비중이 증가했다가 2022~2023년에 소폭 조정돼 낮아졌는데, 신선식품 지출 비중은 지속 하락하는 반면 가공식품 지출 비중은 다시 상승하는 추세로 전망된다"며 "코로나19 기간 감소한 외식비가 증가한 후 조정되는 기간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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