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배민, 이달 말부터 B마트도 로봇으로 배달한다

서울 강남 일부 지역서 실증 예정

배달의민족이 이달부터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B마트 배달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기존 로봇보다 주행 성능이 개선된 로봇을 투입한다. 이 로봇은 횡단보도를 건너고 더 먼 거리까지 이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배민은 배달원 부족 문제를 보완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이달 말 서울 강남 일부 지역에서 자체 배달로봇 '딜리'를 활용한 B마트 배달 시범 운영을 개시한다. 회사 관계자는 "상반기 실증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이 개발한 배달로봇 '딜리'.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달의민족이 개발한 배달로봇 '딜리'. 우아한형제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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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마트 배달로봇 시범 운영이 개시되면 해당 지역에 있는 고객들은 배달로봇을 이용해 B마트 주문이 가능해진다. B마트는 식재료와 생활용품 등을 주문 즉시 배송하는 서비스다. 현재 배민은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6개 음식 매장에서 실외 배달 로봇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 경우 매장 근거리에 있는 장소에서만 주문이 가능했지만, B마트 주문에는 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배달로봇이 투입될 예정이다.


배민은 그동안 실내·실외를 아우르는 다양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실험해왔다. 2019년부터 건물 내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와 도로 주행이 가능한 로봇을 테스트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실외 이동 로봇 운행 안전 인증을 획득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현재 강남 트레이드 타워 등 일부 건물 내에서도 자율주행 로봇이 식음료를 배달하는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배민은 자율주행 로봇 도입으로 배달원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배달 기피 지역에서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율주행 로봇 도입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배달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배민은 업계 2위인 쿠팡이츠의 빠른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이츠의 월간 사용자 수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은 2261만명으로 여전히 두 배 이상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쿠팡이츠의 월간 사용자 수는 1년 만에 74%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배민의 대응 전략은 퀵커머스 혁신과 배달 서비스 고도화다. 대형 마트 및 유통 대기업, 주요 소비재 브랜드, 소상공인과 협업해 운영 중인 장보기·쇼핑 서비스 입점 업체를 확대하는 한편, 인공지능(AI) 기술력을 기반으로 B마트와 장보기·쇼핑 서비스를 포함한 퀵커머스 배달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배달로봇, AI 등에 대한 기술 투자를 통해 기술로서 업계를 선도하는 회사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배달로봇 사업을 강조한 바 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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