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대왕고래, 경제성 떨어져…가스포화도 낮아"

산업부, 1차 시추 잠정결과 공개
올 3월께부터 투자유치 절차 진행
"투자유치 성공 여부가 추가 시추 여부 결정 지을 것"

'동해 심해 가스전'의 첫 시추 대상인 대왕고래 유망구조의 가스포화도가 낮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잠정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이번 1차 시추를 통해 확보한 시료와 데이터를 정밀분석해 오는 8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왕고래 수준의 가스포화도로는 경제성 있는 가스전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왕고래 시추를 진행한 웨스트카펠라호.

대왕고래 시추를 진행한 웨스트카펠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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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5월 정부는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총 7개의 유망구조 중 하나인 대왕고래에 대한 첫 시추 작업을 시작해 최근 마무리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정밀분석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수치를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 "이번 설명은 대왕고래 시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고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있어 진행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드리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 대왕고래 구조 시추 작업 과정에서 가스가 일부 있었음은 확인했지만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왕고래 시추공은 원상 복귀를 한 상태다. 이번 시추에서 대왕고래의 가스포화도가 낮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대왕고래에 대한 추가 시추는 진행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다만 산업부는 대왕고래 시추가 향후 추가 시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나머지 유망구조에 대한 추가적인 보정 작업을 거치면 후속 시추 추진 시 이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1차 시추 정밀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인 오는 5~6월께에는 구체적인 수치가 포함된 중간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추 여부와 위치, 시기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투자유치를 위한 절차를 시작할 계획인데 투자유치 성공 여부가 추가 시추 여부를 결정할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미 투자 입찰 의향을 밝힌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이 있고, 투자 유치에 성공한다면 이들 기업과의 의견교환을 통해 시추가 이뤄질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것이 추가적인 탐사 시추의 동력을 살려 나갈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수단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부는 동해 울릉분지에서 발견된 '마귀상어' 등 또 다른 유망구조에 대해선 검증 작업을 거치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대왕고래의 물리탐사 분석을 진행했던 미국의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 액트지오는 최근 '울릉분지 추가 유망성 평가' 용역 보고서를 한국석유공사에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울릉분지 일대에 가스·석유 매장 가능성이 큰 14개의 새로운 유망구조를 발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한 1차 유망성 평가 결과로 대왕고래를 포함한 7개 유망 구조를 발표했는데 1차 평가 때 범위에는 6-1광구 남쪽 부분에 위치한 천해(얕은 바다) 탐사 자료에 대한 분석이 빠져 있었다"며 "이 부분에 대한 2차 유망성 평가를 진행 중인데 신뢰성 검증 단계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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