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올트먼 만난 이재용, 반도체 현장점검 간다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
온양 반도체 패키징 사업장 방문예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달 중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과 삼성전자 온양 반도체 패키징 사업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2심 무죄 판결 이후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수장들을 만난 데 이어 본격적인 현장 경영에 나서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 후공정을 살펴 뒤처진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사업장 등을 방문해 생산 현황을 파악하고 글로벌 시장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이를 계기로 반도체, 가전, 모바일 사업부 등으로 현장 경영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각 사업장이 이 회장 방문 소식에 분주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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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점에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후공정 사업장 점검에 나선 건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아산1·2캠퍼스를 운영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스마트폰과 IT 기기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핵심 거점이다. 최근 애플과의 협력을 확대하면서 중소형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온양사업장은 차세대 패키징 기술 개발 역할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천안 제3일반산업단지 내 부지를 활용해 2027년까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을 위한 첨단 패키징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회장의 행보는 최근 중요해진 반도체 패키징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의 변화하는 수요에 대응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후공정 기술을 고도화하고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장의 현장 경영 재개는 삼성전자가 현재 직면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위기와 맞물려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들이 앞서 나가면서 삼성전자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으며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신속한 의사 결정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반도체 공급망 불안정, 경쟁사의 시장 점유율 증가 등 여러 난관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수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가 없으면 빠른 의사결정과 전략적 대응이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삼성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선제 투자와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삼성은 최근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에 경영진단실을 신설하고 각 계열사의 요청에 따라 경영·조직·업무 프로세스 등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전문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의 현장 방문은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과거에도 주요 사업장을 찾아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기며 중요한 경영 모멘텀을 만들어 왔다. 2015년 평택 반도체 공장 기공식 참석을 시작으로 거제 삼성중공업 조선소를 방문해 조선업 위기 속에서 사업 방향을 점검했다. 같은 해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바이오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강조했다. 2020년 기흥 반도체 연구소 방문 당시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위기 대응 전략을 강조했다. 지난해 기흥과 화성 캠퍼스를 방문해선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를 점검하며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개발 방향을 논의했다.


방문 이후 사업장의 변화도 예상된다. 과거에도 이 회장이 사업장을 직접 챙긴 후엔 조직 개편과 투자 확대, 신사업 강화 등의 변화가 이어졌다. 이 회장의 현장 방문 이후 삼성의 미래 전략은 구체화할 전망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AI, 전장, 배터리 등 신사업 확장 여부도 주목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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