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정부는 시드니 도심은 물론 전역에 더 많은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폴 스컬리 NSW주 계획장관은 이날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시드니 서밋'에서 "주거지 개발은 단순히 도심업무지구(CBD)에 국한되지 않고 외곽 지역 전반으로 뻗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거 방식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도심 내 호텔, 기업, 사무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면서도 주택 시설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면서 버우드와 크로이든 등 시드니 서부 지역 기차역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개발 계획을 언급했다.
2021년 호주 인구조사에 따르면, 시드니 도심과 남부 지역에 아파트 숫자는 10만 334세대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아파트 숫자가 16만 187세대에 달한 멜버른 도심에 비해 현격하게 적은 숫자였다.
이에 NSW 주정부는 앞으로 5년간 신규 주택 37만 7천 채를 공급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크리스 민스 NSW주 총리는 시드니가 글로벌 도시로 성장하려면 도시 외곽은 물론 도심 안에 고밀도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자주 밝혔다.
스컬리 장관은 "기존에 외곽 주거 단지 개발을 완전히 중단하지는 않겠지만, 도시 안에 다양한 유형의 주택 공급이 필수적"이라면서 "캠벨타운과 울론딜리 같은 시드니 남서부 지역은 여전히 주택 개발 기회가 있으며, 일부 거주자들은 굳이 도심으로 출퇴근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 결과 고밀도 주거지 개발에 대한 시드니 주민들의 지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드니위원회와 여론조사 회사 입소스가 공동으로 진행한 ‘라이프 인 시드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가 본인이 사는 지역에서 아파트 건설 확대를 지지한다고 답해, 2023년(39%)보다 상승했다. 또한 도심과 내륙 지역의 고밀도 개발을 지지하는 응답도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드니 주민 50%는 아파트가 가족 단위 거주에 적합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 건축환경학부 필립 올드필드 학장은 "도심 내 아파트 추가 건설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면서도 "일단 아파트가 스트라타(공동주택 소유제) 방식으로 개발되면 장기간 해당 부지는 주거 용도로 고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드니 도심은 여전히 상업과 비즈니스 중심지이며 주거 시설을 추가할 여지는 있으나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클로버 무어 시드니 시장은 "현재 시드니시는 호주에서 가장 높은 주거 밀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주정부가 요구한 신규 주택 1만8천900채 건설 목표를 달성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센트럴 시드니에는 주거 시설이 약 1만7천500채가 있으며 지난 5년간 3천200채가 새롭게 건설됐고, 향후 5천채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심 지역에 주거 용지를 조성할 수는 있지만, 결국 주택을 실제로 건설하는 것은 부동산 업계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캔터베리-뱅크스타운 시의회 소속 도시계획가 리암 압터는 "고밀도 주거 지역에서 가족 단위 거주자가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며 "NSW 주정부가 개발업체들에게 최소 3~4베드룸 아파트를 포함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철 한호타임스 기자
※이 기사는 한호타임스(www.hanhotimes.com)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