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느덧 뒤처져 있을 것이다."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은 5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세계 양자 과학 및 기술의 해 한국 선포식'에서 이어진 학술·연구·양자 관련 단체 좌담회에서 "요즘 AI 분야에서 광풍이 불고 있는데, 이 광풍의 계기는 2016년 알파고였다. 양자 과학 연구도 멀리만 있다고 볼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5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세계 양자과학 및 기술의 해 한국 선포식' 이후 이어진 학술·연구·양자 관련 단체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 오 원장 왼쪽은 강성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원장, 오른쪽은 이호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김종화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오 원장은 "지금의 AI 광풍과 비유를 해본다면, 소위 말하는 기술 패권에서 승자주의를 (양자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2022년 11월(오픈AI가 챗GPT 출시) 시작해 불과 1~2년 사이에 일어난 이런 일을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양자가 가까이 다가왔을 때 그때 가서는 노력해도 추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컴퓨터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호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은 "저희(KRISS)는 지금 20큐빗짜리 양자컴퓨터 5개를 돌리고 있고, 그중에 3개 정도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3월경에 시연회를 할 예정"이라면서 "곧 50큐빗짜리를 만들 예정인데, 여기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은 사실상 자국이 잡아야 한다"고 환기했다.
양자 전문인력 양성의 시급성도 지적됐다. 서호성 고려대학교 양자대학원 교수는 "양자 정보 분야의 인재 양성이 시급한 건 미국 등 외국에서도 동일하게 느끼고 있고 이를 위해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대학원 위주의 석박사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학부 프로그램부터 대학원까지 이어지는 유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무나 실용성에 치우치지 않은 기초과학에 대해 본질적 탐구가 가능하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5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세계 양자과학 및 기술의 해 한국 선포식'에서 이어진 학술·연구·양자 관련 단체 좌담회에서 윤진희 한국물리학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종화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윤진희 한국물리학회장은 "양자 역학은 상대론과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들을 만들어 낸 중요한 분야"라면서 "양자를 있게 한 기초과학은 어떤 의무보다 본질적인 탐구가 선행돼야 하므로 보다 꾸준하고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실질성·실용성을 위주로 해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긴 호흡으로,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기초과학 연구를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회장은 이어 "우리 물리학자들도 앞으로 대중이나 학생 등 다양한 그룹을 대상으로 해서 크고 작은 행사를 기획할 예정"이라면서 "이를 통해 국민들이나 세계인들과 (과학을) 공유하는 그런 한 해를 맞이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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