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재테크]3기 신도시, 말라붙은 주택공급에 단비될까

이달 중순 고양 창릉부터 줄줄이 본청약 시작

올해 3기 신도시의 본청약이 줄줄이 시작된다. 최근 청약 일정을 확정한 고양 창릉지구에 이어 다음 달 이후 하남 교산·부천 대장, 하반기 남양주 왕숙 등이 차례로 청약 접수에 들어간다. 1·2기 신도시와 달리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른 프로젝트이고 이미 사전청약으로 상당수가 이미 집주인을 찾은 터라 시장의 관심도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있다.


그럼에도 기존 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높은 점, 분양가상한제로 인근 시세 대비 가격경쟁력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에서 청약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민간 분양 물량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커 신도시를 비롯한 공공분양이 말라붙은 주택 공급의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예정된 3기 신도시 분양물량은 8000가구에 달한다. 다만 사전청약한 가구를 제외하고 일반분양에 들어간다. 이달 중순 접수를 받는 고양 창릉 3개 블록(A4·S5·S6)의 경우 총 1792가구 규모로 조성되나 사전청약분을 제외하면 391가구만 분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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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는 사전예약 당시보다 비교적 높은 수준에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공사비 인상 여파가 분양가에 반영됐다. 전용 84㎡ 기준 7억7000만원 수준으로 당초 추정 분양가 6억7000만원 선에서 1억원가량 올랐다. 그럼에도 인근 단지 같은 크기 아파트가 9억원에 거래됐다는 점에서 시세보다 1억원 낮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은 3기 신도시 가운데서도 서울 접근성 등이 좋아 일찌감치 관심을 받던 지역이다. 서울 은평·마포 경계와 맞닿아 있다. 신도시 지정 당시 1·2기 신도시보다 먼 곳에 새로운 신도시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일산과 운정 지역 주민이 거세게 반발할 정도였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은 이 신도시 중심을 지난다. 가까운 GTX 역으로는 대곡역·고양시청역·새절역이 꼽힌다. 서울문산고속도로·경의중앙선 등 광역교통 여건이 좋고 서쪽으로 조금만 가면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와 순환철도망도 있다. 도시 전반에 걸친 공간계획은 외부 공모를 거쳐 우리나라와 미국의 건축사사무소가 선정됐다.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창릉천을 활용한 수변공원을 지역 랜드마크로 꾸미겠다는 구상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3기 신도시 고양 창릉지구를 방문해 현장 점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연합뉴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3기 신도시 고양 창릉지구를 방문해 현장 점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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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교산에서는 다음 달 중 1100여가구가 예정돼 있다. 서울 강동·송파 생활권과 인접해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지하철 5호선이 가깝고 3호선이 연장돼 2개 역이 생길 예정이다. 올해 나오는 A2 블록은 5호선 하남검단산역에서 한 블록 정도 떨어져 있고 주변 쇼핑시설 등이 있어 평이 좋다. 광역교통망으로는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가 연접해 있다.


부천 대장신도시에서는 2000여가구가 올해 본청약에 들어간다. 분양 물량은 신혼희망타운(A5·A6)과 공공주택 일반형(A7·A8) 물량으로 구분된다. 수도권 순환 철도망과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가 가깝고 부천종합운동장역·김포공항역(5호선)도 이용 가능하다. 2030년 개통 목표로 대장홍대선을 짓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광명서울고속도로도 예정돼 있다. 서울은 물론 주변 산업단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BRT 등 새 교통수단을 도입하고 지하도·나들목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남양주 왕숙은 A1·A2블록과 B1·B2 등 1지구 북쪽 위주 6개 단지로 3100여가구가 청약 대상이다. 올해 나오는 본청약 단지 가운데 가장 많다. 다른 신도시에 견줘 상대적으로 생활 기반시설이나 광역교통망이 부족하다는 평이 있으나 GTX-B 노선·지하철 9호선 연장 등이 추진되고 있다. 왕숙 1지구는 서울과 3.5㎞가량 떨어진 곳으로 별내·다산 등과 맞닿아 있다. 2지구의 경우 강동과 하남·남양주를 잇는 도시철도가 개통되고 경의중앙선역 등이 새로 생기면 서울 강남·강북권 모두 광역교통여건이 한층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8년 이후 신도시가 다 갖춰지면 총 6만6000여가구, 인구는 16만6000여명이 들어설 것으로 LH는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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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가 아닌 수도권 공공택지지구에서도 1만3000여가구가 주인을 찾는다. 시장에서 관심이 많은 곳은 과천 주암이다. 1600여가구가 예정됐다. 서울 강남을 다니기 편하고 지하철이 가깝다. GTX-C 노선과 위례과천선도 추진 중이다. 주변에 산과 공원이 있어 거주환경이 좋고 과천지구·서리풀지구 등 인근 개발지역도 비슷한 시기 조성될 전망이다. 화성 동탄2에서 3300여가구, 평택 고덕에서는 500여가구가 풀린다. 서울에서는 유일하게 마곡지구 10-2단지가 나온다.


정부가 3기 신도시나 공공택지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접근성이나 교통망을 중시한 만큼 입지 자체는 좋은 편에 속한다. 그간 1·2기 수도권 신도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도 든든한 자산으로 꼽힌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공기업, 외부 설계업체 등 전문가 집단 공모를 거치면서 자족 기능을 끌어올린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관심을 갖는 건 분양가다. 공사비 인상 등으로 분양가가 당초 사전청약 때보다 10~20%가량 오르면서 그간 일부 단지 본청약에서는 상당수가 청약을 포기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신도시 역시 수도권 집값 안정을 우선 목표로 추진된 만큼 일방적으로 올리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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