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앞두고 1조5000억원 상당의 대규모 무기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안팎에서 이스라엘에 미국산 무기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오랜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옹호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10억달러(약 1조4600억원) 상당의 이스라엘 무기 이전에 대한 승인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번 무기 판매 패키지에는 약 7억달러 상당의 1000파운드급 폭탄 4700개, 3억달러 상당의 장갑 불도저 등이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일정 금액 이상의 무기를 해외에 팔기 위해선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번 무기 이전은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시점에 이뤄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4일 트럼프 대통령과 가자지구 및 레바논 휴전, 중동 전역의 긴장 상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바이든 정부가 수출 중단을 명령했던 2000파운드급 폭탄의 수출 중단도 해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선적을 보류하지 않을 것이란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이스라엘이 그 대가(돈)를 치렀고 오랫동안 기다려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미국산 무기로 민간인을 살상하고 있다며 무기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안팎의 지적에도 이스라엘 편에 서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때부터 네타냐후와 브로맨스를 과시해왔다.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이든 행정부가 요청했던 별도의 무기 이전을 추진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총 80억달러 규모로 새로운 폭탄, 미사일, 포탄 등이 해당된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임기를 마치기 전인 1월 이스라엘에 대한 80억 달러 무기 판매를 의회에 비공식 통보했다. 당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결정을 보류해 전면 승인을 받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의회에 매각 금지 조치를 해제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외교위원회 민주당 대변인은 "우리는 무기 거래에 대한 여러 의문과 우려에 대해 행정부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를 반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국제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이스라엘을 지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해줬고, 2019년엔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 중인 시리아 골란고원이 이스라엘 영토라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자신의 사무실에서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트럼프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하고, 공동의 적과 맞서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켜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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