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아지 귀엽지"…사진 보냈다가 일망타진된 마약상, 이유는?

강아지 목걸이에 쓰인 전화번호로 신원 파악

영국 마약 조직이 비밀 채팅방에 올린 반려견 사진 한 장에 일망타진된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마약 조직이 비밀 채팅방에 올린 반려견 사진 한 장에 덜미가 잡힌 일이 벌어졌다. 영국 인디펜던트 캡처

영국 마약 조직이 비밀 채팅방에 올린 반려견 사진 한 장에 덜미가 잡힌 일이 벌어졌다. 영국 인디펜던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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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는 영국 법원이 2022년 다량의 마약 밀매를 시도하다가 체포된 슈테판 발도프(64)와 필립 롤슨(63)에게 120만 파운드(약 21억원) 상당의 수익을 반환하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3개월 안에 이를 납부하지 않으면 징역이 더 추가될 것이라고도 법원은 덧붙였다.

앞서 향정신성 약물인 엑스터시(MDMA)를 영국에서 호주로 밀매하려던 마약 밀매 조직에 관한 첩보가 국가범죄수사국(NCA)에 전달됐다. 밀매자들은 해당 약물이 호주에서 비싼 가격에 거래되자 이를 밀수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일당들은 비밀 유지를 위해 암호화된 메시지 앱 '인크로챗'(EncroCChat)을 통해 소통하며 범죄를 모의했다. NCA 요원들도 해당 채팅방을 해킹해 잠입했지만, 이 앱은 사용자의 실명이 표시되지 않아 범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


황동판에 자신의 얼굴이 비친 것을 모르고 조직원들에게 약속 장소 사진을 보냈다가 덜미가 붙잡힌 마약 밀매상. 영국 인디펜던트 캡처

황동판에 자신의 얼굴이 비친 것을 모르고 조직원들에게 약속 장소 사진을 보냈다가 덜미가 붙잡힌 마약 밀매상. 영국 인디펜던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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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의 범행은 황당한 실수에 의 드러나게 된다. 마약 밀수업자 대니 브라운이 새로 입양한 강아지의 사진을 동료들에게 전송했는데, 강아지 목걸이에 파트너의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던 것이다. NCA 요원들은 이를 통해 신원 확보에 성공했고, 범인들 간 연결고리를 확인했다. 또 발도프는 조직원들에게 약속 장소 사진을 보냈다가 정체가 드러났다. 황동 판에 자신의 얼굴이 비친 것을 모르고 사진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은 2022년에 총 163년형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아울러 발도프와 롤슨은 각각 100만 파운드(약 17억 8800만원), 18만 파운드(약 3억 2100만원)를 반환하라는 명령도 받았다.

이들이 계획했던 밀수 방법은 굴착기의 기계식 팔을 뜯어 마약을 숨긴 뒤 이를 다시 용접해 호주로 밀반출하는 방식이었다. 밀매하려던 엑스터시의 양은 448kg으로, 4500만파운드(약 805억)에 달하는 양이었다.


크리스 힐 NCA 요원은 "범죄자들은 불법 약물 공급이 영국과 호주 사회에 가져올 비참함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돈에만 신경 썼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줄 벌금을 선고했다"며 "이 절차는 다른 조직 범죄자들에게 감옥 문이 닫히게 되더라도 처벌은 끝나지 않는다는 경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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