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나정이 필리핀에서 강제로 마약을 흡입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에 불구속 송치된 사실이 알려졌다.
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필로폰·합성대마 투약)로 김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나정은 지난해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출국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는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늦은 저녁 공항 직원, 승객, 이미그레이션 모두가 저를 촬영하고 트루먼 쇼처럼 마약 운반 사태를 피하려고 캐리어와 가진 가방들을 모두 버렸다"며 "저의 과대망상으로 어떤 식으로든 죽어서 갈 것 같아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말을 하는 등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귀국 직후 김나정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약 2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고,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 젊은 사업가 A씨를 알게 됐고, 항간에 떠도는 '스폰'의 존재는 사실 아니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나정 측은 "술을 마셔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A씨로부터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며 "그 과정에서 A씨가 연기를 흡입하게 했고, 이를 피하자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강제로 연기를 마실 수밖에 없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사는 "김나정의 휴대전화에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남아있으며, 이 영상을 통해 김나정이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다"며 "긴급히 구조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나정이 피해자인 입장이므로 이후 절차에서는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다른 추측은 자제해 주시길 바라며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나정 측은 수사 과정에서 마약 강제 흡입을 주장하는 증거 영상 등을 경찰에 제출했으며, 자료를 건네받은 경찰은 약 3개월간 분석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자료의 성격이나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강제성을 입증하기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김씨가 언급한 필리핀 현지 사업가에 대해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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